옥산진첩의 괘상의 흐름은 간(艮, 소남) 태(兌, 소녀)가 곤위(坤位)로 나아가면서 천하를 밝히는 것이다.
주공단의 빈풍 칠월장을 취한 것은 혁괘(革卦)로 나아가서(進, 晋) 뜻을 이루는 것이다.
혁(革)은 여건이 무르익었을 때라야 신실하다.(已日乃浮 革而信之) 문명의 덕으로 시행되고, 또 그것이 기뻐하는 속에서 받아들여져 크게 발전하고 번영하며 바른 도리를 지킨다.(文明以說 大亨以正) 혁명은 정당화되고 회한이 사라진다.(革而當 其悔乃亡) 천지가 옛 것을 개혁하고 새 것을 시행하는 공을 펴기에 사시의 순환이 성립된다.(天地革而四時成) 상탕주무가 천명에 순응하고 민심에 호응했던 것이다.(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 革之時 大矣哉)
나아간다 함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짐을 말하며 주역에서는 점괘(漸卦)로 일러주는데, 점은 나아감(漸之進)이라고 했다. 점차적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점(漸)은 여인이 시집을 가듯이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때를 기다려서 천천히 나아감을 말한다.
진(晋) 괘에서도 나아감(晋 進也)이라고 했다. 진괘는 군자가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니 백성들은 순종한다는 대길운의 괘이다. 강후(康候)에게 자주 말을 상으로 주고 하루에 세 번씩이나 접견하는 은총을 베푼다고 하였다. 성인이 천하를 위하여 사방의 소리를 듣고 주위에 칭찬을 하면서 덕을 베풀어 천하가 순종한다는 뜻이다. 진(晋) 괘는 땅(坤) 위에 태양의 광명(離)이 밝게 비추는 상이다. 태양이 땅에서 돋아나 중천을 향하여 전진한다는 괘상으로 혁명의 성취를 위하여 현실적으로 나아감을 말한다.
천둥벼락(霹)은 진(震) 괘이다. 이 괘는 형통함을 의미하며, 우레소리가 울려 떨다가 소리가 멎자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다. 우레소리가 백리 사방을 뒤흔들어 놀라게 하지만, 제주(祭主)는 침착하게 제례를 거행하여 제주로서의 권위를 잃지 않는다(震驚百里 不喪匕鬯)고 했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어 서두르거나 하면 낭패를 보는 상이다. 진(震)은 진동하여 흔들리는 것을 취상함이므로 철저하게 낮게 임하여야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몽괘(蒙卦)는 감괘의 위에 간괘가 있는 상으로 산 아래에 험조(險阻)가 있음이니, 전진하려 하나 산이 가로막고 물러서려 하나 물이 가로막는 형국이다. 갈 곳을 찾지 못하니 정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몽괘는 몽매한 자를 교육하여 깨우쳐 주는 덕을 지닌 상으로 취한다. 시의에 맞는 중정(中正)의 도를 시행하여 스승이 동몽(童蒙)에게 배우기를 강요함이 아닌, 동몽이 스승에게 배우기를 원하는 간곡한 정성과 의욕에서 교육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곤괘(坤卦)는 서남에 있는 방위에서 취하는 상으로 덕은 한없이 크고 널리 형통함을 상징한다. 유순한 성품으로 겸양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원하는 대상을 얻는다고 하였다. 곤괘에 대해 암말에 비유하였는데, 무한한 힘을 가지고 대지 위에 살며, 유순하다고 본 것으로 군자가 이를 본받으면 염원하는 상대를 얻는다고 하였다.
동인괘(同人卦)는 화(火,離)와 천(天,乾)이 함께 하는 괘로, 공명정대한 광장에서 서로 협력하니(同人于野) 크게 발전한다(亨)고 하였다. 동인(同人)은 뜻이 같고 힘을 합치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광명한 하늘에 밝은 불이 동인이다.
군자는 이 괘상을 거울삼아 동족을 구별하여 천차만별의 사물을 분별한다.(象曰天與火同人이니 君子以類族하여 辨物이라.)
동종(同宗)의 무리 속에서 동지자를 구하니 비난을 면치 못하지만(同人于宗이나 吝하다), 동인을 얻게되면 처음엔 방해하는 자가 많아 울부짖는 나날을 보냈으나 뒤에 웃음꽃이 핀다. 바른 자세로 임하기 때문이다.
반항하는 자들은 대군을 동원하여 승리하고 상봉의 숙원을 이룬다.(同人이 先號咷而後笑니 大師克이라 相遇로다. 同人之先은 以中直也오. 大師相遇는 言相克也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