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천성(天性)
天性人也 人心機也 立天之道 以定人也
天發殺機 移星易宿 地發殺機 龍蛇起陸 人發殺機 天地反覆 天人合發 萬化定基
하늘의 성품은 사람이요, 사람의 마음은 기틀이니, 하늘의 도로써 사람이 정하느니라. 하늘이 살기를 발하면 별자리가 바뀌고, 땅이 살기를 발하면 용과 뱀이 땅으로 나오며, 사람이 살기를 발하면 하늘과 땅이 뒤집히니, 하늘과 사람이 합발하여 만물의 기본을 정하느니라.
화양(和陽)은 하늘이 사람에게 성품을 부여하기 때문에 천성(天性)을 인(人)이라 하였으며 성(性)은 사람이 각기 몸에 받아 지닌 마음이기 때문에 기(機)라 하였다. 함허(函虛)는 성(性)은 이(理)이니 오적은 하늘의 이치(天之理)이며 곧 사람의 이치(人之理)라고 하였다.
하늘의 은미함을 얻기 전에 성(性)이 있고 성(性)의 은미함을 얻기 전에 마음이 있고 마음의 은미함을 얻기 전에 기(機)가 있다. 천성(天性)은 하늘의 본연의 이치이니 은미함을 얻기 전에 본연지성(本然之性)이 있음이고, 사람이 천성을 받기 전에 마음이 이미 존재함이니 사람의 본연의 마음이며, 본연의 마음 이전에 사람의 천성을 받는 기틀이 정하여져 있음이니, 기(機)는 마음이 운행하면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의 근원을 찾으면 성이 있고 성을 따라 허무에 이르게 되면 하늘인 까닭에 천성인야(天性人也)라 한다. 인심은 기(機)인데 오직 입천지도(立天之道)로 정인(定人)하여 얻게 된다.
오적은 하늘에서는 천적(天賊), 땅에서는 지적(地賊), 사람에게서는 인적(人賊)인데, 천지의 이치는 음양굴신(陰陽屈伸)하니 양기로 다스려지고 음기로 어지럽혀지는데 펼쳐짐(伸)이란 잘 다스려짐이며 움츠림(屈)이란 어지러움(亂世)이다. 천하는 오래토록 일치일란(一治一亂)하여 왔으니 살기(殺機)는 생(生)의 가운데 잠복하여 있다가 발할 때에 같이 발한다. 이를 함허(函虛)는 사람에 있어 마음으로 운전하니 극중(剋中)에 상생(相生), 도중(盜中)에 상의(相宜. 서로 잘 어울림)하도록 함에 하나의 기(機)를 쓴다고 하였다.
입천지도(立天之道)는 하늘을 말하면 땅에 있고 땅을 말하면 사람에게 있는 까닭에 입천지도로 정인(定人)한다. 음양이 오행을 감싸 안았으니 사람이 음양을 벗어나 있지 않음이다. 발(發)은 생기(生機)이며 살(殺)은 사기(死機)이니 생기는 사기 가운데 감춰져 정(靜)한 이후에 동(動)한다. 음은 엎드려 있음이니(陰伏) 암지(暗地)에서 옮겨가는 까닭에 정한 가운데 동함이다. 기륙(起陸)이란 땅을 떨치고 날아 나옴이므로 동(動)함에 정(靜)이 있음을 말함이다. 인발살기(人發殺機)면 천지번복(天地反覆/飜覆)이라 함은 천지인 삼재의 이치로 밖으로는 사해가 불안함이며 안으로는 심신이 뒤바뀐 상태를 말함이다. 천지의 살기는 굴신에 있고 사람의 살기는 마음에 있으니 그 마음이 안정되면 천지가 안정(定)된다. 하늘이 그 기를 발하여 사람에게 성(性)을 부여하면 사람은 그 기(機)를 발하여 천지를 관찰함이니 이를 천인합발(天人合發)이라 한다.
여동빈이 말하기를 “생자(生者)는 불생(不生)이며 사자(死者)는 불사(不死)라. 이미 생하여서는 생을 살하니 죽기 전에 죽음을 배우면 곧 장생한다”고 하였다. 살기(殺機)는 생사의 중요한 관문인 것이다.
원숙진은 “하늘이 행하는 바는 공도요, 사람이 행하는 바는 사사로운 정이다. 용과 뱀은 공도에 감응하여 위엄을 일으키고, 사사로운 정은 천지를 번성케 하니 뒤집어짐이다. 이 모두 공도에 합치하는 즉 천가지 만가지 변화가 바르지 아니함이 없다” (淑真曰:天發殺機公道也;人發殺機私情也。龍蛇感公道而震起,私情紊天地而反覆,俱合於公道,則千萬化無不定矣)고 하였다. 하늘과 사람이 고요히 침묵하면 이를 천기라고 하는데(天人靜默名曰天機), 하늘과 사람이 합발(合發)하여 천성이 사람 마음 가운데서 운행하면 마음이 안정하여 오적에게 빼앗기지 않게 되고 세상은 화란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살(殺) :죽일 살,감할 살, 빠를 쇄, 맴 도는 모양 설, 윗사람 죽일 시
살(殺)이란 죽인다는 의미보다는 쇄 혹은 설의 의미로 보는 편이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
相殺상쇄 ①(법률(法律)ㆍ법학) 상계(相計)
②상반되는 것이 서로 영향(影響)을 미쳐서 효과(效果)가 없어지는 것
減殺감쇄 ①적어짐 ②덜어서 적게 함
생살(生殺)의 도는 생하고 생한 것을 설하는 도를 말함이다. 설(殺)이란 생한 것을 각기 그 성질에 따라 배열시킴의 의미가 있다. 하늘이 살(殺)하면 별들이 각기 자기 자리를 찾아 운행함이며, 땅이 살(殺)하면 만물이 번성하게 됨이며, 사람이 살(殺)한다는 것은 천지만물의 의미를 부여함이다. 이는 운행하는 법도로 삶이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며, 죽음의 길을 알면 죽음도 벗어날 수 있음이다. 동하여 움직인다는 것은 살(殺)함이니 생함은 살(殺)함이며 이는 곧 두 가지가 각기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인 것이다. 오늘을 살함에 어제가 되고 내일을 살함에 오늘이 되는 것이다.
인발살기(人發殺機) 천지반복(天地反覆)에 대하여, 함허는 주역의 반복기도(反復其道) 칠일래복(七日來復)이라 한 것이 이를 말한 것이라 했다. 지뢰복(地雷復) 괘에서,
‘복(復)은 형통함이니(復亨) 출입에 병이 없어(出入無疾) 벗이 와야 허물이 없으리라.(朋來無咎) 그 도를 반복해서 7일에 와서야 회복하니(反復其道 七日來復) 갈 바를 둠이 이로우니라.(利有攸往) 단왈(彖曰) 복형(復亨)은 강(剛)이 돌아옴(反)이니 움직여 순응함으로써 행함이라. 이로써 출입에 병이 없고 벗이 와야 이롭다 함이니라. 반복기도(反復其道) 칠일래복(七日來復)이라 함은 하늘이 행함이니라.(天行也) 이유유왕(利有攸往)은 강(剛)이 자라나는 것(長也)이니 복(復)에서 천지의 마음을 볼진저.(其見天地之心乎)’라고 하였다.
반복(反復)이나 반복(反覆), 번복(飜覆)은 같은 의미이다. 반복이라 함은 자꾸 뒤집혀 일정하지 못하고 변한다는 뜻이기도 하며, 같은 일을 되풀이한다는 뜻도 있는데, 같은 일을 되풀이하기도 하지만 자꾸 변하는 것이 천지만물의 이치이다. 변하지 아니하면 정지한 것이고 천지가 정지하여 있다면 만물은 없는 것이다.
천지가 반복한다 함은 천지가 쉼없이 운행한다 함이다.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는 것은 천지가 운행하면서 사시사철 쉼없이 변화하는 것을 말함이다. 한서(寒暑)의 이치와 강유(强柔)의 법도, 순역(順逆)의 원리가 모두 천지가 뒤집히는 반복하는 이치에서 오는 것이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