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경 완역주해를 마치면서
삼원(三元)을 밝히는 도(道)가 성학(性學)을 통찰(洞察)하지 않음이 없고, 오행(五行)을 밝히는 리(理)가 법상(法相)을 통달(通達)하지 않음이 없으니, 성리(性理)는 대도(大道)의 극심(極深)한 대기(大紀)이며, 물리(物理)는 법상(法相)의 실재(實在)를 궁구(窮究)하는 연기(硏幾)이다. 지정(至正)하고 지대(至大)하며 지미(至微)하고 지현(至顯)한 극(極)을 세움을 황(皇)이라 함이니, 삼광(三光)의 리화(離火)가 심령(心靈)의 지각(知覺)을 청명(淸明)하게 하고 오사(五事)의 륜서(倫序)가 신대(神臺)를 수찰(守察)하게 하여, 성인(聖人)이 상수(相授) 상전(相傳)한 심법(心法)의 대도(大道)가 밝게 드러남이라.
성물(成物)에 리(理)가 있음에 도(道)를 밝힐 수 있고, 성성(成性)에 도(道)가 있음에 리(理)를 행할 수 있어, 수신(修身)하고 치심(治心)하는 대강(大綱)은 오직 하나의 도리(道理)일 뿐이니, 인성(人性)과 물리(物理)도 하나요, 사람과 신명도 하나일 따름으로, 사람이 물성(物性)의 밝음을 따름에, 지성(至誠)하면 천인(天人)이 하나됨이요, 지극(至極)하면 신인(神人)이 하나됨이니, 인물(人物)이 오직 하나이듯이 신인(神人)이 하나됨이며, 천인(天人)이 하나됨이니 천리(天理)가 어찌 신(神)이 아닐 수 있으리오. 하물며 물리(物理)도 신(神)이요, 인사(人事)도 신(神)이며, 사람과 천지만물(天地萬物)이 신(神)의 저명(著明)으로 하나임이라.
성리(性理)를 밝히어 치지(致知)하고 격물(格物)한다면 신명(神明)의 도리(道理)가 밝게 드러나리니 덕업(德業)을 진수(進修)함이 곧 천하사업(天下事業)의 기틀이 될 것임이 자명(自明)하다 할 것이다. 성인(聖人)이 문장(文章)으로 지성(至誠)하고 지경(至敬)한 경극(竟極)을 일러 주심에 천지의 공용(功用)으로서 사람이 공공(公共)의 도리(道理)를 다할 수 있음이니, 성인(聖人)의 덕(德)이 성대(盛大)하여 그 공(功)이 만세에 유행(流行)하여 능히 상통(相通)함이라 할 것이다.
지극(至極)하면 지미(至微)하고 지정(至正)하면 지대(至大)하여, 황중월(皇中月)의 역리(曆理)가 지현(至顯)하는 중화(中和)가 종장(終章)할 것이니, 곧 삼원(三元)의 리화(離火)가 심해(心海)에 각인(刻印)될 것이고, 청풍명월(淸風明月)이 금산(金山)을 밝힐 것이니 이것을 일러 중화(中和)라 할진대, 중화(中和)의 경(經)은 성리(性理)를 밝히어 인사(人事)를 다하는 천하사(天下事)의 명감(明鑑)이고 홍종(洪鐘)임에 일호(一毫)의 의심(疑心)이 없도다.
이에 중화경(中和經)을 완역하였으나, 박후고명(博厚高明)하고 유구기상(悠久氣像)한 오의(奧義)는 미천(迷淺)하고 몽매(蒙昧)한 필자의 식견으로 미칠 바가 아니어서 강호제현(江湖諸賢)들의 아낌없는 질책(叱責)과 편달(鞭撻)을 마다하지 않으며, 다문구술(多聞口述)과 박학고문(博學古文)의 해박(該博)함으로 보완(補完)되어 본(本) 경(經)의 격(格)을 바로잡아 주시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본(本) 완역본은 이문석경(以文釋經)하고, 이경석경(以經釋經)하고, 이도석경(以道釋經)하고, 이행석경(以行釋經)하라는 경전 해석의 4대원칙에 최대한 충실하고자 하였다.
1. 언문으로 문장의 이치를 충분히 고려하여 서로 의미가 통하게 장절을 적절히 분리하였다.,
2. 고문에 전거하여 해석에 만전을 기하였다.
3. 고문 전거의 용어는 가급적 그대로 사용하였다.
4. 역리 본연의 철학적인 심오한 뜻을 언문으로도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5. 각 장절의 심오한 의미를 제목을 붙여서 파악이 빠르도록 하였다.
6. 무리한 의역을 배제하여 해석의 객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전문교양서의 수준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7. 오경사서에 전거한 주석을 달아서 고문해석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해석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8. 오자로 판단되는 글자는 과감하게 수정하였으며, 수정된 글자를 명기하여 두었다..
9. 원문의 각 문장의 구절마다 독음을 병기하고 현토를 달아서 원문과 대조하기 쉽게 하였다.
10. 문장의 주격을 살려서 해석에 주술관계가 모호하지 않도록 하였다.
11. 언문 역해본과 원문간의 괴리감이 없으면서도 읽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중화경 완역주해를 통하여 중화경의 심오함을 일반대중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전문 학자들에게서도 중화경이 지니는 심오원려한 이치가 고문전거(古文典據)의 경지를 넘어서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오경사서(五經四書)의 정수가 모인 것이 중화경이지만, 결단코 이에 머무르지 않는 새로운 경계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완역에 신중을 기하였으며,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온 고문해석을 따르면서도 고문에서 쉽게 알기 어려운 본질을 누구나 알기 쉽도록 하였다.
본 완역 중화경의 장절은 총 13장 102절로 구성되었으며, 1장에서 11장까지가 총 81절로 기존의 총 81장으로 분장된 틀에 일신을 기하여 장절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12장과 13장은 1장에서 11장까지의 중요 구절에 대한 근거가 되는 핵심적인 내용으로 상호소통되는 체용의 관계가 되는 체계로 분류하였으며, 제 1장의 3절과 제 13장의 3절을 두미로 하여 전체적으로 100수의 수리적 상징성을 나타내며, 제 1장에서 제 11장에 이르기까지 총 81절로 분절하여 우연의 일치로 81장으로 분장된 기존의 해석집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으며, 대학경의 11장 체계와 부합한다는 점에서 인성(人性)을 함양하여 종시일신(終始日新)으로 지각(知覺) 혜명(慧命)의 능통(能通)을 가득(可得)하여 인사각지(人事刻之)의 공용(功用)이 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 癸巳年 臘月 初日 壬申 謹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