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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4 20:53
[옥산진첩] 화산으로 돌아오는 후천명월
 글쓴이 : 칠현금
 

靑天白玉盤 月御竊持去 安得虹靄絲 繫之還華嶽
푸른 하늘 하얀 옥쟁반은 월어가 몰래 가져가니
어찌하면 무지개 고운 실로 그 달을 잘매어 화산으로 돌아오게 할까.
 
[명월의 주인인 월어를 화산으로 불러서 후천 선경에 참여하게 한다는 뜻이다.
 
[해석]
가을 하늘의 보름달을 월어가 가지고 있는데, 달을 화산으로 가져오면 월어도 달과 함께 온다. 월궁의 주인을 인간 세상으로 불러 온다는 뜻이다.
 
달이 문학적으로나 서사적으로 차지하는 의미는 단순히 월(月)에 그치지 않고 월궁(月宮) 혹은 섬궁(蟾宮), 계궁(桂宮)으로 불렸다. 토끼와 두꺼비에 관련지어 금토(金兎), 옥토(玉兎) 혹은 섬토(蟾兎)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쟁반같은 보름달에서 섬반(蟾盤)이라 하였고 수레바퀴 같다고 하여 계륜(桂輪)이라고도 했다.
 
민화달토끼.png
 
 
당(唐) 이상은(李商隱)의 시 '상아(嫦娥)’에서 상아는 월궁 항아를 말한다.
 
운모 병풍 앞 촛불 그림자 깊어만 가고 / 雲母屛風燭影深
은하수 너머 새벽별 기울어 갈 때 / 長河漸落曉星沈
항아는 영약 훔친 일 후회하고 있으리 / 嫦娥應悔偸靈藥
푸른 하늘 밤마다 홀로 지새는 마음 / 碧海靑天夜夜心
 
심청가에서 청천은 가을 하늘을 말한다. ‘추월(秋月)은 만정(滿庭)하야 산호주렴(珊瑚珠簾) 비쳐들 제, 청천(靑天)의 외기러기는 월하(月下)에 높이 떠서 뚜루낄룩, 울음을 울고 가니, 심황후 반기 듣고, 기러기 불러 말을 한다.’
 
백옥반은 달을 말하며, 월어는 왕비를 말한다. 또 화산은 도성의 (남 혹은 서)산을 말한다. 이는 달을 가져가는 월어를 도성에 돌아오게 한다는 뜻이다. 이백(李白)의 고랑월행(古朗月行)에, “어렸을 적에 달을 몰라서 흰 옥소반이라 불렀네[少時不識月呼作白玉盤]”라고 하였으며, 《초학기(初學記)》 권1에 “달은 일명 야광(夜光)이라 하니 월어를 망서(望舒)라고도 하고, 섬아(纖阿)라고도 한다”고 하였다. 월어(月御)는 월어(月馭)라고도 하며, 고대 신화에서 달을 위해 수레를 모는 신으로, 달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왕을 상징하는 해와 대비되어 왕비를 상징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 옥루곡에서 양옥환의 고사를 취한 것과도 상통한다. 양옥환이 화산에서 도가의 여도사로 생활하다가 궁으로 돌아왔다고 하는데, 그 화산을 월어를 불러오는 곳으로 설정함이다.
 
20131127_114448.png

* 백읍고와 달기의 고사와도 관련지어 볼 수 있다. 또한 백이숙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달이라고 하면 이태백이고 양옥환이라고 하면 이태백인데, 이백(李白)의 시 망여산오로봉(望廬山五老峰)이란 시에서 여산(화산) 오로봉과 청천이 등장한다.
 
廬山東南五老峰(여산동남오로봉) 여산 동남쪽 오로봉
靑天削出金芙蓉(청천삭출금부용) 푸른 하늘로 금부용 솟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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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산오로봉 : 
      당대()의 이발()이 오로봉 아래에서 은거하여 백록(鹿)을 기르면서 독서를 하여 즐거운 나날을 보냈기
       때문에 백록동이라고 하는데, 주희가 이 곳에서 강학을 하여 백록동서원으로도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이를 본떠
       안향을 기리기 위하여 풍기군수 주세붕이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백운동서원(:)을 세웠는데,
       최초의 서원이다. 여산은 이백과 소강절과 여동빈과도 관련깊은 유서깊은 곳이다.
 
또 망여산폭포에서는 “햇살 가득한 향로봉에 안개 어리고/ 멀리 폭포 바라보니 장천을 둘렀구나/ 하늘에서 날듯이 쏟아지니 삼천척이라/ 구천 하늘에서 떨어지는 은하수이련가”라고 하였다. (日照香爐生紫煙 遙看瀑布掛長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금부용은 천자국을 상징한다. 월궁과 항아와 달기와 백읍고와 천상선계의 선녀와 인간세상의 왕후와 화산(華山) 연산(燕山)이 모두 결합된 모티브이다. 후천 선경 세계의 건설을 위한 모티브로서의 월어는 선계의 선녀가 인간세상으로 쫒겨났다가 서왕모의 영약을 훔쳐먹고 달에 숨어버린 전설을 현실에 이화시켜서 천상의 선계가 아닌 인간세상의 여산 오로봉의 금부용으로 다시 소환시켜 선계로의 귀환을 허락하는 의미이다.
 
 
 
 
雲開立馬看 燈分列宿光 不如村婦社 夜績熱松光
구름을 열고 말 세워 바라보니 등잔불이 여러 별빛을 대신하는데
그것이 시골아낙네들 길쌈하는 관솔불만 못하다.
 
[譯] 선천의 인간세상의 처지가 어둡기가 등잔불 밝기같고 이것이 시골 아낙들의 길쌈하는 관솔불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월어가 달을 가져가니 선천이 어둡다는 것으로 월어의 애잔한 한을 풀어야 인간세상에 선경을 건설할 수 있고 후천명월이 온 세상을 비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석]
옛 시골에서 한가위를 앞두고 길쌈하는 정경이다. 온 천하 사람의 옷을 입히는 선녀직금의 길쌈하는 의미에 비추어, 월궁 항아를 불러다가 인간세상의 씨줄과 날줄을 엮는 비단짜기로 천하사의 바탕이 된다. 달을 매어서 화산으로 가져오는 실을 뽑기 위하여 민가에서 길쌈을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석주집(石洲集) > 석주집 제2권 > 칠언고시(七言古詩) / 강촌야화〔江村夜火〕
강가의 집 울타리에는 하늘빛이 저무는데 / 江頭籬落天色暝
안개 낀 나무 흐릿하고 바람과 이슬 차도다 / 烟樹微茫風露冷
멀리 보이는 관솔불 별처럼 점점이 빛나는데 / 遙看松火燦星點
가까웠다 멀어지고 기우뚱하다 바로 서누나 / 乍近乍遠斜復整
뉘 집의 가난한 여인이 밤에도 길쌈하는가 / 誰家貧女勤夜績
 
위 석주집 강촌야화도 관솔불 밝혀 밤새우며 길쌈하는 시골 아낙네들의 삶의 애잔함을 보여 준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儒理王) 때 6부(六部)의 여자들을 둘로 모둠을 나누어 두 왕녀가 여자들을 거느리고 7월 기망부터 매일 뜰에 모여 밤늦도록 베를 짜게 하는 길쌈 시합을 했는데, 8월 보름에 그 동안의 성적을 가렸다고 한다. 길쌈은 의식주에서 입는 옷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하나이다.
 
천손의 비단짜기와 시골 아낙의 길쌈은 동일한 모티브이다. 달이 회복되기 전에는 관솔의 등잔불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데 천하사에서 월어를 불러와서 세상의 밝히겠다는 것이다. 화산(華山)으로 월어를 불러와야겠다는 의미는 빛날 華라는 뜻에서 짐작할 수 있다. 주공 단의 고사와 연결지어 볼 때, 구중궁궐의 비단짜기가 민가의 길쌈으로까지 이어지듯이 온 천하가 길쌈짜는 세상이 되어야 함을 천손의 비단짜기를 민가의 길쌈으로 연결지어 후천명월의 한가위를 기다리는 분주함을 말함이다.
 
길쌈은 달을 묶어 매는 실을 뽑는 것이며, 천하를 실로 묶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을 말함이다. 민가의 아낙이 등불켜고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의 의미가 혁명적 모티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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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현금 13-12-05 19:41
 
옥산진첩은 한컷 한컷씩의 장면을 연결해 놓은 의미로 보면 될듯합니다. 
옥루곡과 회통하면서도 옥루곡과는 또 다른 장면이라 보면 됩니다.
해롱대사 13-12-06 05:09
 
월궁과 항아와 달기와 백읍고와 천상선계의 선녀와 인간세상의 왕후와 화산(華山) 연산(燕山)이 모두 결합된 모티브이다 
수 있다. 주공 단의 고사와 연결지어 볼 때, 구중궁궐의 비단짜기가 민가의 길쌈으로까지 이어지듯이 온 천하가 길쌈짜는 세상이 되어야 함을 천손의 비단짜기를 민가의 길쌈으로 연결지어 후천명월의 한가위를 기다리는 분주함을 말함이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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