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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6 12:41
[중화경] 중용 제16장에 대한 보충
 글쓴이 : 칠현금
 
* 체물과 귀신의 개념에 대한 참고
 
 
주자 주희는 대학이 근간이 되는 큰 틀을 제시해주고, 논어는 이론적 기반이 되며, 맹자는 세세한 부분에까지 설명해 주고, 중용은 미묘한 철학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았다. 중용은 철저한 인간의 실재론적 유학이다. 유교의 합리성을 철학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주자는 神은 펼친다는 뜻으로, 鬼는 움츠린다는 뜻으로 파악했다. 귀신을 기(氣)의 개념으로 본 것이다. 다산학에서는 신을 실재하는 실존적 존재로 논파한다.
 
중용 16장은 귀신론을 말하고 있는데, 예기의 귀신을 해석하는 근거가 중용 16장의 체물 개념이다.
 
"귀신이 위덕함이 성대하도다! 보려고 하나 볼 수 없고, 들으려 하나 듣지 못하나니, 사물의 근간이 됨에 빠지지 아니한다.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깨끗이 옷을 갈아입고 제사를 받들게 하니 신령스러움이 상하사방에 가득차 있다!”(鬼神之爲德 其盛矣乎 視之而弗見 聽之而弗聞 體物而不可遺 使天下之人 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시경에, "神의 강림은 그 모습 헤아릴 수 없거늘, 어찌 감히 멀리 하겠는가. 은미함이 드러나는 것이니, 정성을 숨길 수 없음은 이와 같은 것이다."라고 했다.(詩曰 神之格思 不可度思 矧可射思 夫微之顯 誠之不可揜 如此夫)
 
중용16장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라고 하여 귀신의 덕이 위에 있는 것 같이, 좌우에 있는 것 같이 양양하도다(洋洋乎)라고 한다. 귀신은 천지간에 가득차 있다는 말이다. 시경을 인용하여 정성 誠이란 말을 중용16장에서 처음 등장시킨다. 정성이 아니고서는 귀신을 논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성을 다하여 믿지 않고서 귀신의 존재를 따지지 말라는 것이다. 귀신은 존재한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라는 것이다.
 
공용(功用)은 기능, 작용을 말하는데, 따지고 논증할 수 없는 것으로 그대로 사실로 믿어야 하는 전제이다. 양능(良能)은 배우지 않고도 선악시비를 판단하는 타고난 재능으로 이 역시 왜 양능한가를 따지고 논증할 수 없는 원래 타고난 것이다. 본래 그러한 것이라는데에 달리 시비를 논할 수가 없는 것이다.
 
盡心章句上 第十五章
"사람이 배우지 아니하고서도 할 수 있는 것은 良能이고, 헤아려보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은 良知이다.”
(孟子曰人之所不學而能者는 其良能也요 所不慮而知者는 其良知也니라)
 
주자가 "조화의 자취"와 "두 기의 양능"의 의미를 구별하여 논하였는데, 일월성신풍우(日月星辰風雨)를 조화의 자취로 보고, 굴신왕래(屈伸往來)의 이(理)를 이기양능(二氣良能)으로 보았는데, 조화의 자취는 모호하지만 굴신왕래는 음양의 개념이 드러나서 분명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鬼神者, 造化之跡也'라 함이 조화는 볼 수 없고 오직 그 氣의 屈伸往來만 볼 수 있기 때문에 跡이라 했고, '鬼神者, 二氣之良能'이라 함은 理 스스로 그러할 뿐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형이하와 형이상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는가 하는 실재론의 논리적 근거 상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는 논쟁의 단초였다.
 
중화경에서 ‘萬物之體卽鬼神之德’이라고 한 것은 만물의 형체가 곧바로 귀신의 덕이라는 것이다. 귀신의 덕행은 만물의 몸과 더불어 있으므로, ‘所謂體物不可遺’라고 하여 귀신이 만물의 체가 됨에 빠뜨릴 수 없다는 말이란 것이 바로 만물의 몸이 귀신의 덕행이란 것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는 실재하는 만물의 모든 행위가 바로 귀신의 덕이란 것이다.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가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법상이고, 눈에 보이는 것에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의 작용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즉 신인합일을 말하는 것이다.
 
운이란 것은 화복의 기틀(運禍福之機也)인데 귀신과 성인이 운용하는 기틀인 것이다. 현실의 실재하는 실체인 법상은 천지의 지극함으로 귀신이 덕행하고(鬼神者 天理之至也) 성인은 인도의 지극함으로 법상에서 화복의 기틀을 따라 운용하므로(聖人者 人道之至也) 귀신과 성인은 하나의 이치에서 합일한다. 성인은 타고난 양능으로 귀신의 공용함을 따르는 것이다.
 
"사물이 탄생하게 되면 기가 나날이 와서 점점 자라나지만, 사물의 성장이 극에 달한 이후로는 기가 나날이 되돌아가 점점 흩어진다. 기가 오는 것이 신(神)인데, 기가 펼쳐지기(伸) 때문이다. 기가 되돌아가는 것이 귀(鬼)인데, 기가 되돌아가기(歸) 때문이다." 라고 하는 왕래굴신에 귀신의 덕이 함께 왕래굴신하는데,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지만 귀신은 공용으로, 성인은 양능으로 이를 운용하는 것이다. 귀신이 무형무적하지만 만물의 중심에 체로써 편재되어(遍體乎萬物之中) 공용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귀신은 천리의 지극함이요, 천지만물 간에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왕래굴신과 정기취산(精氣聚散)의 관점에서 천리의 지극함과 법상으로서의 귀신의 실재가 주자학에서는 합리적 사실론에 입각하여 형이상적인 이(理)와 형이하적인 기(氣)로 구분하여 논하면서 거칠은 논쟁이 생기는 폐단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자가 기(氣)라는 형이하로 드러나는 현상에서 귀신을 논한 것은 실재론적 귀신의 존재를 설파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다산은 철저히 텅빈 허를 기(氣)의 작용으로 보는 귀신론의 허구를 비판하면서 철저한 현상론 중심의 인격체로서의 귀신의 개념으로 진일보한 견해를 제시하였던 것인데, 이는 인격적 작용으로서의 귀신과 비인격으로서의 바탕으로서의 우주자연으로 분리하여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산학에서 제사의 대상이 자연물이냐 인격적 신명이냐의 문제를 고민하고 밝힌 것이다. 주재신성의 관점에서의 신은 인격신이지 귀신의 작용으로 인한 현상이 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화경은 귀신의 덕을 천지의 공용으로서 말한다. 공용함이 있는 것은 다 귀신의 작용인 것이다.

해롱대사 13-12-10 22:25
 
중용16장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시경을 인용하여 정성 誠이란 말을 중용16장에서 처음 등장시킨다. 
정성을 다하여 믿지 않고서 귀신의 존재를 따지지 말라는 것이다. 귀신은 존재한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라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원형이정 13-12-11 01:44
 
감사합니다. 저도 잘 배우고 갑니다.
향수 13-12-11 10:06
 
칠현금님의 환한 주석에 감사드립니다. 언제 그 많은 서적을 다 보셧는지 감탄~~
향수 13-12-11 10:09
 
나중에 제본시 칠현금님의 주옥같은 주석이 상제님 중화경의 진수를 알리는데 빛을 발할것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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