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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4 20:52
[옥산진첩] 주공단의 개혁과 천하사
 글쓴이 : 칠현금
 
玉山眞帖 直譯釋義
 
 
玉山眞帖
 
天孫織綺懶 終日不成章 辛勤丹一匹 合爲公子裳
[譯]비단짜는 천손이 늦어 종일토록 문양을 이루지 못하여 붉은 비단 한필 겨우 짜서 공자의 고운 옷 되었네.
 
[해석] 천손이 비단을 짜는 일이 늦어도 공자의 옷이 되었다는 것은 천하사의 일이 늦어지는 것 같아도 부절과 같이 합한다는 것이다. 농사일에 힘써서 천하를 풍요하게 하면 민심이 받든다는 의미로 경세의 방법에서 경제의 중요성을 말함이기도 하다. 천하사의 밑거름은 천하 사람들이 이득을 보게 해야 하며 이것이 군주가 덕망을 쌓아 천하를 얻는 치세의 도라는 것을 밝힘이다.
 
시경 빈풍 칠월장에서, “팔월에는 아낙네들 명주베 짜서, 검은 물감 노랑 물감 곱게 들이어, 제일 고운 붉은 베를 골라 두었다, 공자님 옷을 먼저 지어 드리리.[八月載績 載玄載黃 我朱孔陽 爲公子裳]” 라고 하였는데, 이는 주(周)나라의 선조(先祖)인 공류(公劉)가 처음 빈 땅에 나라를 열고 오곡(五穀) 농사와 누에 농사를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장려함으로써 백성들이 모두 잘 살게 되었던 일을 칭송한 노래이다. 주공(周公)이 어린 성왕(成王)을 깨우치고자 하여 주나라의 선조 공류의 풍화(風化)를 본받도록 권하는 뜻으로 지은 노래라고 한다.
 
목은의 잠부사(蠶婦詞) 후편(後篇)에 ‘빈풍은 아송을 일으켰다(豳風興雅頌)’는 구절이 있다. 아송(雅頌)이란 조정 종묘(朝廷宗廟)의 악가(樂歌)이다. 빈읍의 민가의 노래가 종묘의 악가가 되었다는 것은 처음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이지만 온 천하의 모범이 된다는 의미로, 그 뜻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구절이다.
 
빈풍의 공자(公子)는 공류의 아들을 말하는데, 주나라 선조 공류의 일을 그 아들 공자가 이어감을 말하는 것으로 빈풍칠월장의 민가의 아낙을 천손으로 대비시켜서 천하사를 비단짜는 일에 비유하여 주공이 어린 성왕을 깨우치는 뜻을 취하여 천하사에 임하는 자세를 깨우침이다.
 
o 목은집(牧隱集) > 목은시고 제16권 > 시(詩) / 잠부사(蠶婦詞) 후편(後篇)
빈풍은 아송을 일으켰거니와 / 豳風興雅頌
누에 농사가 온 농사의 반이었네 / 桑蠶半農功
명주베 짜서 붉은 물 곱게 들여 / 載績朱孔陽
공자의 몸에 입혀 주길 원했으니 / 願被公子躬
화기가 성대하게 넘쳐 흘러라 / 靄然有和氣
임금께 충성함을 넉넉히 보겠네 / 足見於君忠
아 도타우신 공류 어른이 / 於戱篤公劉
내 맘 미뤄 백성과 고락 같이하니 / 推心與民同
후일에 자손이 천하를 얻어서 / 子孫得天下
온 세상이 태평하기에 이르렀네 / 擧世臻時雍
 
o 목은집(牧隱集) > 목은시고 제23권 > 시(詩) / 새 누에고치를 읊다.
새 누에고치 버들고리 가득해라 / 新繭滿柳笥
동실동실한 게 빛은 천황색일세 / 團團色淺黃
실 뽑아 짜서 주색 녹색 들이면 / 繰絲染朱綠
공자님의 옷을 지을 만하려니와 / 可爲公子裳
겨울 사냥 또한 크나큰 예이거니 / 冬狩亦大禮
솜을 놓으면 추위를 능히 견디리 / 挾光凌氷霜
수많은 가옥이 성읍에 가득하니 / 萬屋亘城邑
어느 땅에다 뽕나무를 심을 거나 / 何地堪種桑
 
서경(書經) 진서하(泰誓下)에는 “지금 상왕(商王) 수는……기괴한 기예를 부려서 지나치게 공교로운 물건들을 만들어 부인 달기(妲己)를 기쁘게 하고 있다[今商王受……作奇技淫巧 以悅婦人]”고 했는데, 이 말은 주무왕(周武王)이 주(紂)를 치러 가기에 앞서 군사들에게 훈시한 말이라 한다.
 
또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 “사해가 곤궁해지면 천록이 영영 끊어질 것이다[四海困窮 天祿永終]”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순(舜)이 우(禹)에게 선위(禪位)할 때에 이른 말이라 하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복록이 끊어진다 함은 국가의 운명이 끝난다는 말이다.
 
이러한 고사를 통하여 볼 때, 하늘이 하는 일이 늦어져 겨우 한 필의 비단을 짰지만 쓸데없이 공교롭게 함이 없이 겨우 한필의 비단(丹一匹)이지만 공자의 고운 옷(公子裳)이 되었으니 천록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하였다는 것이다. 기괴한 기예로 삿된 길로 빠지면 순에서 하에게로, 상수(商受)에게서 주무왕에게로 천록이 넘어감과 같이 되었는데, 주공 단이 성왕을 깨우쳐 주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는 단호하고도 각고한 결단의 노래를 취한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이다.  
 
---------------------------------------<주>---------------------------------------
주공단(周公旦)은  공자(孔子)가 이상적 인물로 생각했던 유교의 롤모델적 존재이다. 사기 노주공세가편[卷三十三. 魯周公世家]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주공 단을 소호(少昊)의 옛 터인 곡부(曲阜)에 책봉해 노공(魯公)으로 삼았다. 주공은 봉지로 가지 않고 남아서 무왕을 보좌했다."
封周公旦於少昊之虚曲阜, 是為魯公. 周公不就封, 留佐武王.
무왕이 은나라를 이긴 지 2년이 되었어도 천하가 안정되지 않고, 무왕이 발병해 온전하지 못하자, 군신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이에 태공(太公)과 소공이 점을 쳤다. 주공은 “우리 선왕(先王)을 가히 걱정하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삼단(三壇)을 설치하게 하고, 북쪽을 향해 서서 옥[璧]을 머리에 이고, 바로 자신의 홀[圭]을 손에 들고, 태왕(太王), 왕계(王季), 문왕(文王)에게 축사를 올렸다. 사관이 죽간에 써있는 축문을 낭독했다.

“오, 그대들의 현손 무왕 발(發)이 질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나이다. 만약 그대들 삼왕(三王)께서 하늘에 자식을 바쳐야 하는 빚이 있다면, 단(旦)이 왕발의 몸값을 대신하겠나이다. 단은 능력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해 귀신을 잘 섬길 수 있지만, 왕발은 오히려 단보다 다재다능하지 못해 귀신을 잘 섬길 수 없나이다.

그러나 저 사람 왕발은 상제의 조정으로부터 천명을 받아, 천하 백성을 어루만져 다스리고 그대들의 자손을 천하에 정착시키니, 천하의 백성들이 그를 경외하지 않는 자가 없사옵니다. 상제께서 내려주신 천명을 실추시키지 않는 것 역시 우리 선왕이 영원히 귀의할 바이옵니다. 지금 저는 곧바로 큰 거북을 통해 명을 받겠사옵니다. 그대들께서 저를 허락하신다면, 저는 옥과 홀을 가지고 돌아가 명을 기다릴 것이나, 그대들께서 저를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는 곧 옥과 홀을 감출 것이옵니다.”

주공은 먼저 사관을 시켜 태왕, 왕계, 문왕에게 자기가 무왕 발 대신에 죽겠노라는 축문을 고하게 하고는, 곧바로 다시 삼왕을 향해 점을 쳤다. 복인(卜人)들은 모두 “길조로다”라고 하고는, 점서(占書)를 보내 보여주면서 길조를 확인시켰다.

주공이 기뻐하며 점서 보관함을 열고 길조를 확인했다. 주공은 안으로 들어가 무왕에게 축하하며 말했다. “왕께 해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삼왕에게 새로운 명을 받았사오니, 왕께서는 오로지 항상 이 길만을 도모하십시오. 이 길은 오직 천자에게 부여된 것입니다.” 주공은 축문을 쇠로 봉인한 등나무 궤짝에 넣고 호위한 자에게 감히 발설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음날, 무왕이 완쾌되었다.

武王克殷二年, 天下未集, 武王有疾, 不予, 群臣懼, 太公、召公乃繆卜. 周公曰:「未可以戚我先王.」周公於是乃自以為質, 設三壇, 周公北面立, 戴璧秉圭, 告于太王、王季、文王. 史策祝曰:「惟爾元孫王発, 勤勞阻疾. 若爾三王是有負子之責於天, 以旦代王発之身. 旦巧能, 多材多蓺, 能事鬼神. 乃王発不如旦多材多蓺, 不能事鬼神. 乃命于帝庭, 敷佑四方, 用能定汝子孫于下地, 四方之民罔不敬畏. 無墜天之降葆命, 我先王亦永有所依帰. 今我其即命於元亀, 爾之許我, 我以其璧與圭帰, 以俟爾命. 爾不許我, 我乃屏璧與圭.」周公已令史策告太王、王季、文王, 欲代武王発, 於是乃即三王而卜. 卜人皆曰吉, 発書視之, 信吉. 周公喜, 開籥, 乃見書遇吉. 周公入賀武王曰:「王其無害. 旦新受命三王, 維長終是図. 茲道能念予一人.」周公蔵其策金縢匱中, 誡守者勿敢言. 明日, 武王有瘳.
 
 
(중략) 「다사」에서 그는 이렇게 칭송했다.

탕(湯)에서 제을(帝乙)까지 역법을 따르고 덕행을 닦지 않은 자가 없었으며, 제왕들은 하늘의 명을 어긴 적이 없었네. 그 후 오늘날 후대 주왕(紂王)이 황음하고 향락에 빠져 하늘과 백성의 바람을 돌아보지 못했기에 그 백성들은 모두 천벌을 받으리라 여겼네.······ 문왕(文王)은 새벽부터 정오까지 식사할 틈이 없었기에 왕위를 50년 동안 누렸네.

주공은 이것을 지어 성왕을 경계시켰다.
多士称曰:「自湯至于帝乙, 無不率祀明徳, 帝無不配天者. 在今後嗣王紂, 誕淫厥佚, 不顧天及民之従也. 其民皆可誅.」(周多士)「文王日中昃不暇食, 饗国五十年.」作此以誡成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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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토록 문장을 이루지 못함(終日不成章)’과 ‘공자의 고운 옷이 되기에 적합함(合爲公子裳)’에서는, 천하사에는 남겨두는 여유도 모자라는 궁핍함도 없이 부절과 같이 부합하는 천지공사의 심오한 경계의 차원에서, 넘쳐나는 인간의 욕심으로 기울어진 천하사의 판을 혁명하는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주역의 잡괘전에서 ‘革은 去故-옛 것을 버린다’고 하였다. 나아감(進)은 새로움을 추구함이니 옛 것은 버림이 된다. 이는 인간의 사욕이 넘쳐서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된 판을 혁명해야 하는 것에 옛 주나라의 주공 단의 고사를 취하여 쓰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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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현금 13-12-05 00:47
 
옥루곡은 해석이 아주 어려운데 비하여 옥산진첩은 비교적 무난하게 해석이 되고 의미전달이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서로 전해지는 글들은 중화경집과 더불어 증산법종교로 전달되어 온 것으로 유통본이 나돌고 있는데, 이 역시도 필사과정의 오류로 보이는 몇몇 글자들이 오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서로 언급되는 글들이 그 동안 제대로 된 해석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던 때문으로 짐작되며, 이러한 유서 종류의 글들 또한 해석상의 문제가 인지하는 주체들의 사상적 문제와 현실이란 주체적 문제로 인하여 해석이 될  수 없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바 이 글들을 필자가 해석하는 단초를 열어 드릴 수 있는 것은 혁명적 대의라는 큰 흐름에서 시사하는 바가 이 글들에 부합하는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필자의 해석 시도를 통하여 이 글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살펴본다면 상제님의 일이 어떻게 어디서 되어 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은 잡히리라 봅니다.
원형이정 13-12-05 04:26
 
저 한 줄에 저렇게 깊은 뜻이.... 
옛 것을 버려라~ 
망하는 세간살이 애체없이 버리고~
행복한바보 13-12-05 11:27
 
천손이 비단을 짜는 일이 늦어도 공자의 옷이 되었다는 것은 천하사의 일이 늦어지는 것 같아도 부절과 같이 합한다. 
이 말씀에 오늘 힘과 용기를 새삼 얻습니다. ^^
해롱대사 13-12-06 04:17
 
주역의 잡괘전에서 ‘革은 去故-옛 것을 버린다’고 하였다. 나아감(進)은 새로움을 추구함이니 옛 것은 버림이 된다. 이는 인간의 사욕이 넘쳐서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된 판을 혁명해야 하는 것에 옛 주나라의 주공 단의 고사를 취하여 쓰신 것이다. 

잘 취해서 읽어 봅니다 칠현금님 말씀데로 이글 옥산진첩은 이해하기가 수월 합니다 
펜으로 감사드립니다
탕아 13-12-06 22:40
 
공자의 옷을 
기필코 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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