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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4 16:14
[서촉] 삼장의 의미와 중앙아시아
 글쓴이 : 칠현금
 
[서촉에 대한 소고]
 
 
위 열하일기에서 동북의 감숙지방은 서번(西番)의 동북지방이 감숙이라는 것이며, 삼장법사의 경로 상에서는 서북쪽의 감숙지방을 통하여 서번(西番)지역인 "삼장(三藏)"으로 들어간 것이다. 또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에서는 현장법사가 불경을 구해온 지역이 천방국(아라비아), 묵덕나(메디나)인데, 현장이 갔던 서역 지역이 바로 "삼장(三藏)"지역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열하일기는 삼장지역에 옛날에 강국(康國)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강국은 강거(康居)로도 불렸던 나라라는 것이 통설이다. 이 강거가 계빈국이고 지금의 파키스탄 지역으로 이들이 쫒겨서 갔던 것이 혜초가 서역에 갔을 당시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삼장(三藏)이란 말은 불교용어이다. 장(藏)은 산스크리트어 piṭaka의 번역으로, 용기ㆍ광ㆍ바구니라는 뜻하며, 삼장(三藏)이라 함은 경장(經藏)ㆍ율장(律藏)ㆍ논장(論藏)의 셋으로 불교성전(佛敎聖典)을 이 3류(類)로 나누어 모았다는 뜻으로부터 불교성전을 총칭하여 3장(藏) 또는 3법장(法藏)이라 한다. (종교학대사전, 1998.8.20, 한국사전연구사) 삼장지역이란 불교의 경장과 율장과 논장이 모여있는 땅이란 의미가 본질적인 삼장의 의미란 것이다.
 
현대 지리명이란 두터운 벽을 넘어서 그 이전의 지리적 위치로 다가서는 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지나친 의욕도 금물이다. 그래서 기록에 근거하여 집요하게 지리적 윤곽을 잡아나가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성호사설 제11권 인사문(人事門) 북적(北狄)
중고시대에 북적(北狄)에는 흉노(凶奴)와 동호(東胡) 두 종족이 있었다. 흉노의 서쪽에는 월지(月支) 등 여러 나라가 있었는데, 탕창(宕昌)ㆍ당항(黨項)은 곧 삼묘(三苗)의 후예(後裔)이며, 동호의 동쪽은 곧 말갈(靺鞨)ㆍ실위(室韋) 등 여러 나라였다. 흉노의 후예가 회흘(回紇)ㆍ혁련(赫連)이 되고 그 별부(別部)는 돌궐(突厥)과 철륵(鐵勒)이 되었다. 돌궐의 별부(別部)는 또 사타(沙陀)가 되고, 철륵의 별부는 설연타(薛延陀)가 되었다. 동호의 후예가 오환(烏桓)과 거란(契丹)이 되고, 그 지속(支屬)이 선비(鮮卑)가 되었는데, 선비의 종족이 매우 번성하여, 토곡혼(吐谷渾)은 요동 선비(遼東鮮卑), 우문(宇文)은 요동 새외 선비(遼東塞外鮮卑), 독발(禿髮)은 서선비(西鮮卑), 걸복(乞伏 서진西秦 선열왕宣烈王)은 농서 선비(隴西鮮卑), 탁발(拓跋)은 별부 선비가 되었다. 토번(吐蕃)은 토곡혼의 서남쪽에 있으니, 이는 흉노의 별부인 듯하다. 이상은 두우(杜佑)의 《통전(通典)》에 보인다.
 
위 성호사설에서 북적이라 함은 중국사적 관점에서 북쪽 오랑캐이지만, 정확히 말해서는 북쪽 나라들이다. 중고시대의 북쪽에는 흉노와 동호의 두 종족이 있었는데, 흉노의 서쪽에 탕창(宕昌)ㆍ당항(黨項)이라는 삼묘(三苗)의 후예(後裔)인 월지 여러나라가 있고, 동호의 동쪽으로 말갈(靺鞨)ㆍ실위(室韋)가 있었다는 것이다. 흉노의 후예는 회흘 혁련이고 이 별부가 돌궐과 철륵이며, 동호의 후예가 오환과 거란으로 여기서 갈린 것이 또한 선비로 토욕혼, 우문, 독발, 걸복이 농서 선비인데, 토번은 토욕혼의 서남쪽에 있으므로 흉노의 별부인 듯하다는 것이 성호의 주장이다.
 
성호사설의 기록에서 고대의 철륵은 오늘날의 카스피해, 아랄해 일대에 살고 있었는데(두산백과), 흉노족은 카스피해와 아랄해 일대가 흉노족의 근거지라는 것이다. 이 흉노족을 기준으로 서쪽에 월지인 강거가 있었다면, 강거는 흑해 부근에 있었던 것이 된다. 강국라고 하는 월지국을 한(漢)나라 때 흉노족의 후예인 돌궐족의 오손국(烏孫國)이 축출하여 오손국을 세웠다. 대월지를 쫒아내고 오손국이 흑해 일대를 장악하게 되고, 대월지는 다시 이동하여 페르시아 지역으로, 중인도 간다라 지역까지 이주하여 쿠산왕조를 세우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현대 지리명은 2차대전 이후 재편된 지리명에 따라 역사 상의 실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청의 신강 지역이 2만리의 지역이라는 기록이 있었던 것처럼, 청나라의 서쪽 강역에 돌궐이 있고, 감숙지역이 있고 거기가 터어키와 인접한 지역으로 1881년 청-러 간의 이리조약으로 파미르 이서지역의 중앙아시아는 러시아가 지배하고, 청은 파미르 동쪽의 현 신강 지역으로 한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현 감숙 신강성의 당항이니 이리니 하는 지명들이 카스피해 아랄해 등지의 지명을 옮겨놓은 것임을 알 수 있고, 흑해 부근의 지명을 중앙아시아로 옮겨 넣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삼묘의 후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당항(黨項)족이 세운 서하(西夏)인데, 서남아시아 일대에 있던 서하가 동쪽으로 이주하여 대하가 된 것이었는데, 지명을 이동하면서 현대역사서술에서 대하가 신강 감숙 일대에 있었던 것처럼 감쪽같이 착각하게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감숙 지방은 흑수가 있어야 하고, 흑수가 등장하는 역사는 모두 중앙아시아에서 일어난 역사라야 맞는 것이다.
 
열하일기 > 황교문답(黃敎問答) > 황교문답(黃敎問答)
내가 그 내력을 물었더니, 지정은,
“건륭 40년 경에, 서방(西方) 사람들이 자자하게 말하기를, 활불 법왕이 세상에 나타났다고 떠들었고, 혹은 이 법왕은 능히 사십세(四十世) 전신(前身)의 일까지도 안다고 했는데, 지금의 몽고 48부가 강하다 하지만 가장 서번을 무서워했고, 서번의 여러 나라들은 활불을 가장 무서워 한답니다. 활불이란 곧 장리대보법왕(藏理大寶法王)입니다. 명(明)의 양삼보(楊三寶)와 중 지광(智光)ㆍ오향(吾鄕)ㆍ하객(霞客) 등 여러 사람들은 서역(西域)의 여러 불교국을 두루 다닌 일이 있었는데, 오사장(烏斯藏)은 중국으로부터 1만여 리나 떨어져 있고, 이 나라에는 대보법왕(大寶法王)과 소보법왕(小寶法王)이 있는데, 서로 번갈아 후생(後生)에 환생하여 모두 도술이 있고 나면서부터 신성하니, 지금의 활불은 곧 옛날 원(元)의 시대의 서천(西天) 지방 부처의 아들이요, 대원 황제(大元皇帝)의 스승의 후신이랍니다.
 
이때 마침 회회(回回) 사람 몇이 와서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저 사람들도 서번의 부락 사람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그는,
 
“아닙니다. 회회 사람들은 당(唐)의 시대에 회흘(回紇)이라고 불렀는데 당에 공을 세웠고, 또 역시 중국의 큰 걱정거리가 되던 나라로서 회골(回鶻)이라고도 부릅니다. 오대(五代) 시절에는 서쪽으로 돌궐(突厥) 땅을 침입해서, 한(漢)의 서역(西域) 땅이었던 곳을 점령하여 소위 청진교(淸眞敎)를 행했으니, 이 역시 이단 중의 한 교입니다.
 
열하일기의 이러한 기록은 서방의 황교(라마교)에 대한 내력을 기술하고 있는 것인데, 오사장은 중국에서 1만리나 떨어져 있는 나라이고, 대보법왕과 소보법왕이 있는 나라로, 원 나라 때 서천지방의 부처 아들이라고 한다. 다시 회회에 대하여 회흘 혹은 회골로 불리던 오늘 날 아라비아의 회교국에 대한 기록인데, 당나라에 공을 세웠고 중국의 골칫거리였던 아라비아가 오대 때에 돌궐을 침입해서 한(漢)의 서역(西域) 땅이었던 곳을 점령했다고 한다. 한(漢)의 서역이 회회의 서쪽인데, 회회족들에게 점령당했고, 그 지역이 돌궐의 땅이라는 것이다. 한(漢) 나라 때의 한나라의 위치와 강역이 중앙아시아에 걸쳐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는 한(漢)-수(隋)-당(唐)으로 이어지는 대륙사 주체들의 이동경로와 관련지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촉 혹은 파촉이라는 지명의 이동 혹은 그 지명의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여 주기도 함이다. 또한 인류 역사가 유목민족의 이동에 따라 지명의 중첩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필연적 관점에 한 발 다가서서 지명 중첩이 미치는 인류의 생존에 대한 비밀의 문을 여는 한 첩경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증의 관점은 유효한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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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의여백 13-11-18 16:12
 
중앙아시아에 참으로 다양한 지명이 존재했다 그 이유는 강대국의 이동경로와 연관이 깊다 
지명의 중첩.본질적 의미파악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유목민의 이동에 따른 지명의 중첩 
지명중첩이 인류의 생존에 대한 비밀의 문이 될 수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칠현금 13-11-18 19:42
 
본의 아니게 글이 길어져서 송구하옵니다. 
이 주제가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지네요. 
좀 지루하지만, 
시작한 김에 좀 난해한 부분을 최대한으로 다 소화해버리고 갈 작정입니다. 
그래야 이어지는 시리즈가 좀 가벼워질 것 같아서요.
     
원형이정 13-11-19 09:16
 
그렇겠죠? 
지금 귀동량이라도 해놓고 가야 나중에 이해가 쉽겠죠. ^^
탕아 13-11-19 23:10
 
배움의 길 
열심히 따라가겠읍니다. 
뚜벅이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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