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저녁
유혜숙
졸음이 몰려오듯이 어둠이 스며든다
밀가루 반죽 같은 달이 뜬다
하나둘 불이 켜지면 거리는 둥근 어항 속 같다
입안의 비린내를 기억 안에 품고 맨 몸으로 계절을 거슬러
오르는 붕어떼,
비린 기억은 제 몸을 먼저 적시고 올라온다는데...
거품기로 휘젓는 계란 노른자 같은 하루치의 행복,
산란시키기 위해 주형의 틀 안에서 몸을
뒤집으며 구워지는 붕어빵, 줄지어 종이 봉지
속으로 들어간다
뒤집으며 떨어뜨린 생의 기척이
비늘처럼,
물 위에서 번쩍거린다
가까운 상가의 불빛사이,
무담보대출 미씨클럽 캔터키후라이드치킨
대리운전의 광고지가 전송되지 못한 삐라처럼,
토막난 바람사이로 굴러다닌다
오래전에 늘상 살아왔던 일상과 꿈의 경계 사이,
자글자글 풀어놓은 알들을 바위틈에, 들 속에, 수초 속에,
자물통 채워 가라앉혀놓고는
사진 찍히듯이 저장된 기억만으로
자물통을찾아 회귀하는 것,
그것은 뜨거움을 품어 보지 않은 날것들은 할 수 없는 일,
지금쯤, 혹한의 거리에서 짐작만으로 찾아다닐런지도 모르지만
어느 도시에서 지느러미를 흔들며 빈틈없이 콘크리트 바닥을 들
추고 있다
오래오래 밑바닥을 훑고 있는,
빈 젖을 물리고 있는,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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