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앓이
김해경
부글부글 찌개가 끓고 있다
모양내어 썰어 넣은 호박도
종종하게 다져 넣은 마늘도
조각하듯 다듬어 넣은 감자도
얼김에 쓸려 들어간 버섯까지도
잠시 한 눈 판 사이
덕지덕지 국물이 눌러 붙는다
따닥따닥 겹겹이 타들어간다
넘치다 넘치다
온통 철갑을 해놓고
가스불까지 꺼트린다
순간은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지
잠시 물무늬 진 느낌이거나
구름의 잔상 같은 것
중요하지 않다고
내가 버리고 온 수많은 것들
거품을 걷어 내본다
뚜껑을 열어 놓는다
불을 줄여본다
한 번 끓어 넘친 찌개 속
뒤죽박죽 섞여 버려 알아 볼 수도 없는
까맣게 바닥에 층층히 쌓인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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