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론방 > 학고재


 
작성일 : 14-03-04 16:02
[서촉] 이백의 <촉도난>
 글쓴이 : 칠현금
 
서촉에 대한 소고
1. 이백의 <촉도난>에서의 촉땅
 
 
장안(長安 : Cháng'ān)은 현재 섬서(산시)성의 성도(城都) 시안(西安)에 해당한다. 우리에겐 서울을 장안으로 칭하는 것으로 익숙하지만, 원래 장안은 단군이 도읍한 아사달이고, 또 고구려의 평양이 장안이다. 한나라 때 도읍지가 장안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고구려 시스템의 천자국의 도읍지가 평양 장안이었다는 것으로 재해석해야 될 것으로 본다.
 
장안은 역대에 서도(西都), 대흥(大興), 중경(中京)으로 불리기도 하였는데, 우리 역사에서 평양이 서경으로 불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륙사와 조선사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관점에서 볼 때, 장안이란 지명은 조선사의 영역 속의 도읍지이고 서경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동경은 낙양이다. 낙양과 장안이란 두 개의 도성구조라는 양경 시스템의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지리이동을 했던, 지명을 가지고 이주를 했던 장안은 도읍지로서 서경으로 인식된 명칭이었는데, 서주(西周) 시대, 즉 색불루 단군 때 서주의 풍읍(豐邑, 또는 풍경)이 주공의 도읍지였다고도 하는데, 무왕이 상의 주왕을 멸망시킨 후, 풍수(灃水)를 사이에 두고 풍읍의 맞은편에 있는 호경(鎬京)으로 천도했다고 한다. 이 때 호경은 정치의 중심지이고, 풍읍은 제사의 중심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한다. 호경은 12대 유왕 때에 전란으로 파괴되어 평왕이 낙읍(洛邑)으로 천도했다고도 한다.
 
현 대륙사에서 중국사는 조선사와 덮어씌워지거나 조선사의 주요부분을 중국사로 덮어쓰기 했을 가능성이 짙다. 역사는 그렇게 왜곡되어 있다는 관점이다.
 
진(秦) 나라 때에 이르러 서쪽 근교 함양(咸陽)이 도읍지로 건설되었으며, 이후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파괴된 함양의 교외에 새로운 도성을 건설하고 장안으로 명명했으며, 혜제 때 성벽이 건축되었는데, 장안성의 남쪽은 남두칠성, 북쪽은 북두칠성의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장안성의 별칭인 두성(斗城)이 탄생했다고 한다. 장안성에는 9시, 12문이 설치되었고 성내에는 미앙궁, 장락궁, 북궁, 주궁이라는 궁전이 있었다. 그 후 전한, 신나라, 후한(멸망 전의 몇 년간), 전조, 전진, 후진, 서위, 북주가 수도를 두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전란으로 황폐해지고 명(明) 대에 와서 장안은 명칭을 서안(西安)으로 개칭해 지방도시로서 발전해갔다고 한다. 이는 다른 말로 과연 현재의 서안이 그 역사적인 장안 평양인가 하는 역설적인 의문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또한 평양은 연경이고 북경이고 한성이어야 한다. 이러한 역사적 문제를 정확히 규명하거나 딱히 이렇다고 확증적으로 단언하거나 고증할 방법은 사실 없다. 그러나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현대의 역사적 관점에서 벗어나서 백지상태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홀가분해진다.
 
낙양과 장안의 동서경 시스템의 서안을 중심으로 할 때 중경(重京)이라 불리었다는 곳이 사천성 성도(成都)인데 거기를 촉(蜀)이라고 알고 있고, 서안에서 촉땅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검각이다. 대검산과 소검산이 있는 사이로 잔도(棧道)가 나 있는데 그 잔도에 위치한 검각을 통과해서 성도에 이르고 성도를 지나서 아미산이 있는 것이 현재의 지리적 위치 배열이다.
 
잠총(蠶叢)과 어부(魚鳧)가 전설상의 촉나라를 건국한 왕인데, 이 촉 땅으로 들어가는 촉도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秦(진)의 惠(혜)왕이 촉을 정복하고자 하였으나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가로 막혀 난공불락이라 계략을 쓰기로 하였다. 그래서 돌로 소 다섯 마리를 만들게 하고 아침마다 소의 꽁무니에 황금을 쏟아 놓고서는 그 소가 황금똥을 눈다고 소문을 내었다. 촉왕은 이 황금소를 잡기위해 5명의 장사를 보내 길을 뚫었다. 이를 금우도(金牛道) 혹은 석우도(石牛道)를 뚫는 과정에서 땅이 꺼지고 산이 무너지고 장사도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길을 천제석잔(天梯石棧)이라고 하며 줄여서 棧道(잔도)라고 한다. 이백의 시 촉도난이 유명하다.
 
 
성도ALC78.jpg

 
 
蜀道難(촉도난) 촉나라 가는 길 어려워라 李白(이백)
 
아아! 높고도 험하구나! 촉으로 가는 길 어려워라.(噫吁戱, 危乎高哉! 蜀道之難)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難於上靑天)
잠총과 어부가 촉나라를 개국한지 그 얼마나 아득한가(蠶叢及魚鳧開國何茫然)
그로부터 사만팔천년 동안 관중 땅 진과 내왕 할 길이 없었고(爾來四萬八千歲 始與秦塞通人煙)
서쪽 태백산에 새들 길을 쫒아 겨우 아미산에 올랐다네(西當太白有鳥道 可以橫絶峨眉巓)
땅 꺼지고 산 무너져 장사들이 죽은 뒤에야 잔도 이어졌으니(地崩山摧壯士死 然後天梯石棧方鉤連)
위로는 여섯 용이 끌던 해수레도 돌아갔던 높은 봉우리(上有六龍回日之高標)
아래는 가파른 절벽에 부딪쳐 꺽여서 돌아가는 거센 물결(下有衝波逆折之回川)
신선이 탔다는 황학도 날아 넘지 못하는 곳(黃鶴之飛尙不得過)
원숭이가 건너려 해도 잡을 곳조차 없구나(猿猱欲度愁攀援)
청니령 고개는 어찌그리 구불구불한지(靑泥何盤盤)
백걸음에 아홉번 꺽어 바위봉우리 돌아야 하고(百步九折縈巖巒)
삼성을 만지고 정성 지나며 숨이 막혀 주저 앉아(捫參歷井仰脅息)
손으로 가슴쓸며 길게 탄식한다(以手撫膺坐長歎)
그대에게 묻노니 서쪽으로 갔다가 언제 돌아오시려나,(問君西遊何時還)
위태로운 길 칼날같은 바위 부여잡을 곳 없네(嵬途尖巖不可攀)
단지 새들은 고목 사이에서 구슬피 울며(但見悲鳥號古木)
수컷은 암컷따라 숲사이를 맴돈다(雄飛雌從繞林間)
또한 두견새 밤마다 울어 가을 달밤에 빈산을 슬퍼할 뿐이다(又聞子規啼夜月愁空山)
촉으로 가는 길 험난하여 푸른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려워라(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사람들에게 이 말 들려주면 붉은 낯빛 창백해지리(使人聽此凋朱顔)
잇닿은 봉우리는 하늘과 한 뼘도 안될듯 하고(連峰去天不盈尺)
말라 죽은 소나무 쓰러져 절벽에 거꾸로 매달려 있고(枯松倒掛倚絶壁)
나는듯한 급류와 떨어져 내리는 폭포는 다투듯 흐르고(飛湍瀑流爭喧豗)
벼랑에 떨어지는 돌소리 우레처럼 들린다(冰崖轉石萬壑雷)
이토록 험난하거늘, 아아! 먼 길 따라온 사람이여!(其險也如此嗟爾遠道之人)
어찌해서 여기에 왔는가, 검각 봉우리 가파르고 뾰족하여(胡爲乎來哉 劍閣崢嶸而崔嵬)
한사람이 관문을 막아서면 만명도 뚫지 못하는 곳(一夫當關 萬夫莫開)
지키는 사람 친하지 아니하면 언제 이리와 승냥이로 돌변할지 모른다네(所守或匪親化爲狼與豺)
아침에 사나운 호랑이 피하고 밤에 큰뱀은 피한다 해도(朝避猛虎 夕避長蛇)
이를 갈고 피를 빨아 마귀처럼 사람을 죽이거늘 (磨牙吮血殺人如麻)
금성이 비록 좋다고 해도 집으로 돌아감만 못할 것이네(錦城雖云樂不如早還家)
촉으로 가는 길 험난하여 푸른 하늘 오르기 보다 어려워라(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추켜세우고 서쪽을 바라보며 길게 탄식하노라(側身西望常咨嗟)
 
이 시에서 이백은 성도를 금성(錦城)이라 칭했다. 이백은 물론 촉땅에 가 봤으니 너무도 촉의 지리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촉땅 성도로 가는 길이 너무도 험난하여 예전에는 서쪽으로 태백산에 새들이 날아다니는 길이 있어 겨우 아미산에 올랐다고 한다. 현재 지리와는 뭔가 이상하다.
 
신선이 타고 다니는 황학도 넘지 못하고 원숭이조차도 잡을 곳이 없어 못넘는 곳이 촉도라고 한다. 장안에서 서쪽으로 태백산을 넘어서 아미산에 올라 촉으로 간다고 한다.
 
 
* 이 글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무단복제 게시나 출판 등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이 글에 대한 저작권 일체는 안정주님께 위임합니다.

닮아대사 13-11-12 04:03
 
그랬군요. ^^
소리샘 13-11-12 10:10
 
유방이 잔도를 건너면서 장량의 충고로 잔도를 끊어야 산다는 충고 

그 의미가 칠현금님의 글을 보고 문득^^
칠현금 13-11-12 13:45
 
서안->검각->성도->아미산의 순서가 현재 지리인데, 시문에서 보는 순서는 서안-->아미산-->성도의 순서죠. 그러면 옛날 원래 촉은 지금의 사천성 성도가 아니란 겁니다. 또 섬서성에서 남쪽이 사천성인데 시문에서는 서쪽이라고 했죠. 우리가 잘아는 제갈량의 남만정벌같은 것은 현재 사천성 성도를 촉한의 도읍지라고 하면 안맞습니다. 또 삼국지에서 강유가 검각을 지키고 있는데, 검각 외에는 길이 없는데, 등예 종회가 길을 나누어서 촉한을 공략한다 것은 맞지 않습니다.
이태백 13-11-12 16:24
 
이백이라...이백이라....한때 도교에 심취했던 이백이라...^^
탕아 13-11-12 22:27
 
현재의 지명이라도 익숙해져야 
좁혀 들어갈텐데..... 

지리공부는 여전히 요원하네요.
     
칠현금 13-11-12 22:40
 
현 지리명 잘 몰라도 됩니다. 국내 지리명 실제로 잘 아는 사람 몇 없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온 세계를 하나로 둘둘 묶어서 엮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같은 지명이 여러 곳에 있죠.  장안=한성=함양=평양=서경/낙양=동경=경주용담 
대략 이런 구도죠. 

촉은 중경(重京) 성도이고......
          
탕아 13-11-13 10:15
 
둘둘 묶어서가... 
더 어렵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Total 153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21 [서촉] 중국의 서번, 삼장과 서역 중천축 칠현금 03-04
20 중화경 제 3장~중화의 마음은 광대 허명~ 향수 03-04
19 동영상 - 유라시아 대제국의 주인공 스키타이 조선 (동영상 … (1) 칠현금 03-04
18 중화경 제2장 도의 체용은 나의 성정에 향수 03-04
17 [서촉] 장안과 삼봉 정도전의 한양 칠현금 03-04
16 [서촉] 백거이의 장한가 칠현금 03-04
15 중화경 초판에 잇으나 재판에 누락된 내용~귀하신분이 전해… 향수 03-04
14 [서촉] 익재 이제현이 갔던 아미산 행로 칠현금 03-04
13 중화경 제 일장 향수 03-04
12 [서촉] 이백의 <촉도난> 칠현금 03-04
11 19세기 조선의 자연과 과학에 대한 담론 칠현금 03-04
10 다산의 천문역법관에 대하여 칠현금 03-04
9 [대학공부] 서학의 탄압은 정치적 사건 칠현금 03-04
8 [대학공부] 지구궤도의 조정에 대하여 칠현금 03-04
7 [대학공부] 하늘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칠현금 03-04
6 [대학공부] 하늘에 대한 이해 : 구천설과 12중천론 칠현금 03-04
5 [대학공부] 남(南)이라는 방향의 의미 칠현금 03-04
4 [특집기고] 대법국 천계탑의 지리 비정과 연원적 근거에 이… (1) 칠현금 03-04
3    [특집기고] 대법국 천계탑에 대한 소론(이전 글/ 참고용) 1 칠현금 03-06
2    [특집기고] 대법국 천계탑에 대한 소론(이전 글/ 참고용) 2 칠현금 03-06
1 봉상팔관 저초문 -소식- 칠현금 03-04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