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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14 21:51
악의 원인
 글쓴이 : 선유도
 

 악의 원인 


형구 때문에 행동이 악하게 될 가능성이 많지만 그것이 직접적이
며 전적인 이유는 아니다. 정약용은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한다. 

사람의 죄악이란 대개 식색 안일의 욕구에 말미암은 것이니 이는 진실로 
형기가 시키는 것이다. 또한 크나 큰 악과 사특함이 있기도 하는데 스스로 
의 마음에 일어나니 식색 안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교만과 오만은 형기形氣에서 나오지 않는다. …… 이와 같은 것은 도리어
 형구形軀와는 상관없다. 어찌 매번 형구를 허물할 수 있겠는가. 

마음에서 유래하는 악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형구에서 유래한 식
색과 안일의 욕구 이외에도 마음에서 일어난 사특, 오만 등으로 인해 
악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또 교제의 장에서 편벽되고 치우친 마음 
때문에 행동이 선하지 못할 수 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악이 무엇인지 좀더 생각해 본다. '논어고금주'
의 인용문에서 “재물을 탐하고, 여색을 좋아하고, 육체의 편안함
을 그리워하고, 벼슬을 사모[貪財好色, 懷安慕貴]” 하면 선을 따르기 어렵
고 악을 쫓아가기 쉽다고 했다. 주의해서 보면, ‘탐하고, 좋아하고, 그리
워하고, 사모하는’ 것은 모두 자극에 대한 ‘의식’ 반응이다. 주체가 어떤 
마음으로 반응하는지, 이치[正理]를 따를지 혹은 에고[私意]를 따를지, 
어느 쪽으로 행동할지에 따라서 행동이 선할지 악할 지 판가름 난다. 


그러나 의리義理에 밝으면[明] 선을 택해 굳게 잡을 수 있으니 또 하필 기질 
을 병폐로 여기겠는가? 

능히 올바른 이치를 따른다면 선을 행하는데 해가 되지 않는다. 오로지 사 
의私意를 따르면 악에 빠지는데 이르게 된다. 

남들은 몰라도 주체는 형구에서 비롯된 기호를 따르는지, 지에서 
발한 기호를 따르는 것인지 욕구의 유래를 알기에 장차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안다. 의식 주체는 자극에 반응하는 의식 활동과 그 
활동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의식 활동을 자의식하고 있기 때 
문에 선악 행위의 결과는 의식 주체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또 그 욕구
를 따르는 것도 주체의 선택이므로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주체
의 몫이다. 그는 주체의 의식이 더 관건이라고 보았다. 

사람은 다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죄악을 범한다.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이 의식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논어고금주'
의 인용문을 본다. 

여기에 두 사람이 있는데 아직 의리와 이익을 깨닫지 못했을 때는 자연 그
대로 같은 종류의 인간이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선명히 마음에 깨우친 
것이 있어 말하길 사람이 살아감은 의일 따름이니 한 그릇의 밥이라도 나
의 의를 해칠 수 있다고 하면, 오늘 한 그릇을 사양하고 다음날 하나의 선
을 행하여 점점 의를 깨우쳐 부지런히 선에 나아가니 나아가면 갈수록 더
욱 꿰뚫어 보아 천명을 환히 깨달아 확고히 움직일 수 없으니 이에 군자가 
된다. 다른 한 사람은 선명히 마음에 부합하는 것이 있어 사람의 삶은 이
익일 따름이니 한 그릇의 밥 역시 나의 이익을 보탤 수 있다하여, 오늘 한 
그릇을 취하여 다음날 하나의 악을 행하여 점점 이익을 깨우쳐 부지런히
악에 나아가니 나아가면 갈수록 더욱 깨닫게 되어 인욕에 푹 빠져 확고히 
움직일 수 없으니 이에 소인이 된다. 그 시초에는 터럭만큼의 차이으나 
지극함에 미쳐서는 하늘과 땅처럼 서로의 거리가 만 리가 되니 이 사람이 
순이라면 저 사람은 도척이고, 이 사람이 인간이라면 저 사람은 금수여서 
뚜렷이 다른 종류가 되는 것이다.

위 인용문에 의하면 선한 행동이나 악한 행동은 주체의 자각과 반
복되는 행동 때문이다. 의義 혹은 이利를 자각한 주체는 선하거나 악한 
한 번의 행동을 했고, 한 번의 행동은 주체의 의식을 더욱 강화시켜 주
체는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계속 나가게 된다. 그 결과 천명을 통달하
거나 혹은 인욕에 빠지게 된다. 이 설명은 실천을 인식의 연속성에서 
이해한 버나드 로너건(1904~1984)의 인지과정으로 뒷받침된다. 로너건은 
어떤 행동을 하기까지 의식 안에서 ‘경험함-이해함-판단함-선택함(행함)’의 
네 단계 인지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경험과 이해와 판단의 세 단계의 
인식(knowing) 작용이 내면에서 일어나고, 이 연속선에서 행동이 일어난다. 
그래서 행동이란 마침내 밖으로 표출된 인식이다. 위 인용문에서 의義를 
자각하여 한 번 선한 행동을 하게 되면, 이 경험이 기초가 되어 수많은 
가능성 있는 행동들 중에서 경험했던 행동과 비슷한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인식이 행동에 향을 미치고 그 행동이 다시 인식을 강화시켜, 이 경험이 축
적되면서 천명, 궁극적인 것에 나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도덕실천은 인
식과 실천이 서로 갈마들며 일어난 것이다. 선악의 행동에 있어 의식은 
뿌리와 같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이순신 15-06-14 22:17
 
<선한 행동이나 악한 행동은 주체의 자각과 반
복되는 행동 때문이다. 의義 혹은 이利를 자각한 주체는 선하거나 악한
한 번의 행동을 했고, 한 번의 행동은 주체의 의식을 더욱 강화시켜 주
체는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계속 나가게 된다>
사오리 15-06-14 22:52
 
꾀꼬리가 노래하고 꽃이 활짝 피어 온 산과 골짜기를 가득 채워도, 이
모두는 천지자연의 헛된 모습일 뿐이니, 계곡의 물이 마르고 나뭇잎이
떨어져 바위와 벼랑만이 앙상하게 남아 있어야 비로소 천지자연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
멜론 15-06-14 23:11
 
버나드 로너건(1904~1984)의 인지과정에서
행동을 하기까지 의식 안에서 ‘경험함-이해함-판단함-선택함(행함)’의 네 단계 인지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혁명밀알 15-06-15 06:58
 
의리義理에 밝으면[明] 선을 택해 굳게 잡을 수 있으니 또 하필 기질을 병폐로 여기겠는가?
겨울 15-06-15 09:15
 
사람의 죄악이란 대개 식색 안일의 욕구에 말미암은 것이니 이는 진실로
형기가 시키는 것이다.
그때그모습 15-06-15 13:58
 
능히 올바른 이치를 따른다면 선을 행하는데 해가 되지 않는다. 오로지 사의私意를 따르면 악에 빠지는데 이르게 된다.
스칼라 15-06-15 15:31
 
욕구를 따르는 것도 주체의 선택이므로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주체의 몫이다.
각설탕 15-06-15 16:30
 
탐하고, 좋아하고,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것은 모두 자극에 대한 ‘의식’ 반응이다. 주체가 어떤
마음으로 반응하는지, 이치[正理]를 따를지 혹은 에고[私意]를 따를지,
어느 쪽으로 행동할지에 따라서 행동이 선할지 악할 지 판가름 난다.
꿈이였어 15-06-15 17:23
 
의식 주체는 자극에 반응하는 의식 활동과 그 활동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의식 활동을 자의식하고 있기 때
문에 선악 행위의 결과는 의식 주체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가나다라 15-06-15 19:51
 
인식이 행동에 향을 미치고 그 행동이 다시 인식을 강화시켜, 이 경험이 축
적되면서 천명, 궁극적인 것에 나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도덕실천은 인식과 실천이 서로 갈마들며 일어난 것이다.

선악의 행동에 있어 의식은 뿌리와 같다.

감사히 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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