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해석- 결론
강미라
흔히 버틀러의 페미니즘을 ‘여성없는 여성주의’라고 칭하곤 한다.
버틀러는 성차를 존재론적 토대에서 규정하지 않는다. 버틀러는 푸
코의 논의로부터 행위 뒤에 필연적인 행위자의 존재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 속에, 행위를 통해 가변적으로 행위자가 구성된다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젠더 역시 양식화된 젠더 표현이나 행위의 양
식화된 반복을 통해 설정되는 정체성일 뿐이다. 이러한 입장은 생
물학적인 성으로서 섹스를, 문화적인 성으로서의 젠더라는 이분법
을 거부하는 것이다.
여자의[남자의] 모든 경험은 이미 가부장적
상징질서에 의해 오염된
경험이므로 투명한 여성성[남성성]은 환상
일 뿐이다. 가부장제의 법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시도 역시 가부장
제의 여성 차별 전략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를 테면 낙
원에서의 이브와 실낙원의 이브라는
이분법은 이미 가부장제의 상징질서 내의 것인데, 낙원의 이브로 돌아
가려는 것이 가능하겠는
가?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여성의 해방을
돕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젠더 정치학은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그것은 새로운 젠더 표현, 젠더 수행을 축으로 해야
한다. 버틀러는
동성애 캠프 문화에서 그 단초를 발견한다.
레즈비언이 자신의 파
트너와의 관계에서 남자나 여자 역할을 할 때,
그는 이성애 부부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즉
부취라는 하나의 정체성 안에서 남성성이 여성
신체와 대조를 이루
면서 고유한 또는 자연적인 정체성이라는 의미가
교란되고 새로운
욕망의 대상이 구성된다.
그러나 레즈비언 커플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들은 이성
애 중심의 질서를 교란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국가의 기
본 단위이며 이성애는 가족 제도의 전제이다.
현재의 문명은 이러
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주장』의 첫
문단에서 버틀러는 “나는
국가에 대항해서 맞서 싸웠던 페미니스트의
노력이 어떻게 되었을
까 궁금해 하다가 안티고네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말한다. 버틀
러가 보기에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주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국가
의 지원과 권위를 빌려오고자 하는 것은 무언가
석연치 않다.
페미
니스트들이 가부장적인 국가를 길들이면서 복지국가로 이행하기 위
해 여러 가지 국가의 보호(모성보호, 청소년 보호, 노동자 보호 등
등)를
요청하는 행위는 마치 등 넓은 아버지에게 기대는 유아와 같
다. 이에
비해 안티고네는 국가 주권주의나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모범적 사례일
것이다.
그러나 버틀러에게 안티고네는 여성(주의) 영웅이기는커녕 퀴어
영웅조차 아니다. 안티고네는 “새로운 영역의 인간에 대한 사례”이
다. 근친상간의 금기라는 토대에 선 친족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전제
조건이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못한 것이 인간으로서 말할 때,
젠더가 뒤바뀌고, 친족이 자신의 토대한 법 위에서 비틀거릴 때” 새
로운 영역의 인간은 생겨난다. 버틀러의 『주장』은 국가와 친족이
구별될 수 있는 것이라는 헤
겔의 가정과는 달리 국가는 친족을 전제로
하여 성립함을 주장한
다. 그리고 친족은 근친상간의 금기를 토대로 하고,
근친상간의 금
기는 동성애를 배제하는 구조를 토대로 한다.
안티고네의 우울증은
이성애 중심의 가족과 사회의 한 우울한 징후로서
터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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