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왕조』를 세운 쑹자수의 수상한 죽음과 일본에서 올린 쑨원 • 쑹칭링宋慶齡 결혼
유부남 쑨원은 전족을 한 본本부인을 불러 이혼 도장을 찍고 쑹칭링과 1914년 10월 25일 일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쑨원의 나이 47세에 만난 21세 처녀 칭링은 하얀 피부를 가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쑨원이 쑹칭링과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때 이 사실을 알게 된 쑹칭링의 부친은 대노했다. 사실 칭링의 부친은 청조타도를 목표로 하는 홍방의 비밀요원이었기에 쑨원에게 많은 자금을 대 주면서 측면 지원을 해준 것이다. 그러나 나이차이가 많은 쑨원과 딸의 결혼문제에 있어서는 보통의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다. 먼저 부친은 쑨원에게 “자네가 나의 우정을 이렇게 배신할 수 있는가?”라며 윽박질렀지만 미소를 짓는 쑨원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곧이어 부친은 딸 칭링을 방에 연금 시키고 둘의 결혼을 극단적으로 반대했으나 칭링은 몸종의 도움으로 집을 도망쳐 나와서 쑨원에게로 달려갔다.
도망쳐 나온 칭링은 곧 쑨원과 결혼식을 올렸으나 두 사람 사이에서는 자식이 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쑨원에게는 정식부인과의 사이에 출생한 아들인 동시에 그의 유일한 자식인 쑨커孫科가 있었다.
쑨원이 칭링과 사랑에 빠졌을 때 혁명동지들은 그를 뒤에서 비웃곤 했다. 급기야는 회의석상에서 쑨원에게 이 불륜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쑨원은 “나는 혁명과 칭링과의 사랑을 선택 하라면 칭링을 선택하겠다. 그리고 나의 혁명은 공적임무고 사랑은 나의 사적영역이기에 내 사적인 문제를 가지고 이 회의석상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쑨원은 더 이상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선을 그러 버린 것이다.
혁명동지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쑨원의 사랑은 추문이요 불륜이었고, 간통을 저지른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혁명동지 중에서 그 당시 시대상인 윤리의 문제가 걸려 있었지만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 문제로 쑨원을 타격하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이와 더불어 쏭자수도 공개적으로 쑨원을 비판했기에 도덕적으로 쑨원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러다가 1918년 쑹자수가 갑작스럽게 죽었다. 공식적으로 위암이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발표됐지만, 늘 건강하던 54세의 이 부유한 장년이 갑자기 죽은 것에 대해 억측이 많았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발표 그대로 위암으로 죽었을 수도 있지만 미국의 비밀지령을 받고 청조타도를 목표로 한 홍방의 비밀회원 이었던 것이 쑨원에게는 적어도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다른 하나는 혁명을 하는데 『송씨 왕조』를 이룩한 세 딸들의 제 역할들을 단절 시키려는 쑨원의 측근이 그를 암살한 것일 수 도 있다. 물론 쑨원이 도덕적으로 몰려서 암살했다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반대 혁명동지들을 쑨원의 측근들이 처리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억측이 될 소지가 분명하게 있다.
쑹칭링의 성장과정과 혁명정신
쑹칭링은 대단히 부유한 부친을 두었기에 그 당시 사회분위기에서는 보통의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최고 교육을 받게 된다. 쑹칭링은 1900년 언니를 따라 상하이 ‘최고 일류 외국인학교’로 알려진 맥타이어학교Mctyeire School, 한자로는 중서여숙中西女塾에 입학했다. 칭링은 이 학교에서 기독교를 접했고, 영어를 익히는 동시에 서양문물을 배웠다.
그녀는 1907년에 동생 메이링과 함께 언니 아이링이 공부하던 미국으로 유학의 길에 올랐다. 그녀는 뉴저지주의 서미트학교Summit School에서 1년을 보낸 뒤, 1908년 가을에 조지아주 메이컨Macon시에 있는 웨슬리언Wesleyan대학에 진학했다. 웨슬리언대학에서 공부하던 때부터 쑹칭링은 중국의 상황전개에 관심을 두었다. 그녀는 청조의 멸망소식을 듣자 교지에 신해혁명을 뜨겁게 지지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녀는 왕조의 도덕이 얼마나 전근대적 이었고 야만적이었는지 날카롭게 비판한 뒤 공화국 수립을 열렬히 환영했다. 또한 공화국 국기를 자신의 방에 걸어놓기까지 했다. 그녀는 물론 쑨원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존경의 마음을 품었다. 쑹칭링은 웨슬리언대학을 졸업하면서 조국의 혁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대로 도와야 한다고 결심했다. 한편 이 당시 쑹칭링의 부친은 쑨원을 재정적으로 무수히 도왔던 대표적인 혁명동지였다. 그러했기에 칭링은 곧바로 쑨원의 비서가 될 수 있었다.
두 자매와 달리 성격과 외모가 달랐던 쑹칭링
거대 대륙 중국과 대만에서 동시에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쑨원의 정부, 불륜녀, 간통녀였던 쑹칭링은 그 만큼 양 국에서 끼치는 지대한 영향으로 후대의 사학자들이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설명해 놓았다. 칭링에 대해서 자세하게 묘사한 이재승의 번역 본 『송씨 왕조』라는 번역서에는 쑹칭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쑹칭링은 타고난 미인이었다. “가루반죽처럼 통통한 얼굴과 몸매를 가진 다른 자매와는 달리, 칭링은 진짜 미인이었다. 얼굴은 섬세하고 여미며 우수에 잠긴 듯했다. 아랫입술은 약간 뾰로통한 여인처럼 도톰했으며 눈빛은 부드럽고 그윽하면서도 슬픈 빛을 띠고 있었다. 중세의 성탑에 갇힌 왕녀처럼, 인생을 멀리서 처연히 관망하는 듯했다. 참을성 없이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기는 활달한 아이링이나 버릇이라곤 없는 메이링과 달리, 칭링은 머리칼이 이마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리도록 두고 목덜미쯤에서 리본으로 눌러두었다. 다른 자매들의 오만한 성격도 칭링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한결 고상하고 우아한 매력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