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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18 17:14
막걸리같이 은은한 시
 글쓴이 : 객1
 

치 마 _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문정희(文貞姬,, 1947~ 전남 보성)

동국대 국문과 학사/석사, 서울여대 문학박사.

 동국대 고려대 교수 역임. 1969<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시인 등단.

 진명여고 재학시절에 펴 낸 첫시집 <꽃숨> 이후 많은 시집 및 수필집 발간.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동국문학상 천상병문학상 등 수상


                                    ==답  시 ==


팬 티 ; 임 보

- 문정희의 '치마'를 읽다가 -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 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

 

임 보(본명 姜洪基, 1940~전남 순천)

서울대 문리대 국문학과 졸업.성균관대 문학박사. 충북대 국문과 교수 역임.

1962<현대문학> 추천으로 시인 등단

1974년 첫시집 <임보의 시들> 이후 2011<눈부신 귀향>

14권의 시집 및 많은 동인지와 시론집 펴냄.

필명 임보(林步)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에서 따온 것이라 함.

 즐탑!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객1 15-05-18 17:18
 
막걸리 한 고뿌에 윗 시를 읽고
또 한 고뿌에 답 시를 보고
카 ~
막걸리 누룩이 익는 시
산백초 15-05-18 17:23
 
집에서 담은 막걸리 독하더이다.
이순신 15-05-18 18:38
 
답시
그때그모습 15-05-18 19:47
 
남성으로 보다 못해 한방 답시로 쏴주었구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산백초 15-05-18 19:48
 
원수인 듯 원수 아닌 ~~
목화씨 15-05-18 21:23
 
시인이 보는 눈은 역시 다릅니다
정수리헬기장 15-05-18 21:30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여자세상

* 여자가 남자를 때리면 - 용감하다.
* 남자가 여자를 때리면 - 짐승새끼.

* 여자가 남자에게 기습키스를 하면 - 로망스
* 남자가 여자에게 기습키스를 하면 - 변태새끼

* 여자가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면 - 실수
*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들어오면 - 변대

*  여자가 남자를 쳐다보면 - 유혹
*  남자가 여자를 쳐다보면 - 성추행

* 여자가 남자의 거시기를 만졌다고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 왈 - 남자가 뭐 이런걸 가지고 신고합니까?
* 남자가 여자의 거시기를 만졌다고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 왈 - 뭐 이런 십쎄기가 있어 === 바로 철찰행

* 여자가 방귀를 뀌면 - 어머 실수
* 남자가 방귀를 뀌면 - 이런 매너없는 새끼
     
사람과사람들 15-05-18 22:09
 
잘 보고갑니다. 남성에게는 어쩌면 세대를 반영한 슬픈 유머 일 수 있고
현실이 유머라기 보다는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나팔소리 15-05-19 10:27
 
남자만 나쁜놈 되는 더러운 세상 이라고 하나요?
사오리 15-05-18 23:09
 
선의 종지를 드러내는 말 중에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는
표현이 있고, 시의 묘지를 드러내는 말 가운데 '눈앞의 경치를 사실대로,
평이한 말로 묘사한다'는 표현이 있다. 대체로 지극히 고원한 진리는 아
주 평범한 가운데 깃들어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경지는 가장 평이한 곳에
서 나온다. 그러므로 일부러 의도하면 오히려 멀어질 것이요,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가까워지리라.,
스칼라 15-05-19 06:27
 
필명 임보(林步)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에서 따온 것이라 함.
된장찌개 15-05-19 14:35
 
치마와 팬티라. 요즘은 치마보다는 바지를 많이 입는 세상인지라~
몽마르뜨 15-05-19 17:49
 
대화 창을 여는 모범 답안
Best of luck to you! 행운을 빕니다!
겨울 15-05-19 21:13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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