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다산의 “이인상여二人相與”설의 사상적 근원과 그 의미
“사람의 마음으로 서로 위문함[以人意相存問]”과 “자기에만 전념하지
않음[不專己]” 두 개념에서 쉽게 “상호 주체성(inter-subjectivity; 상호주관성,
간주관성)”과 “상우성相偶性 윤리학”의 개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
지만 이런 “상우성 윤리학”은 어떤 윤리학인가? 어떤 자는 미드(George
Herbert Mead, 1863~1931)와 블루머(H. Blumer, 1900~1987)의 기호記號적 상호
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 상징적 상호작용론)과 비교하였다.) 기호적
상호작용론을 주장하는 자는 사회에서 발생한 개인중심의 과정(person
centered processes)을 중요하게 여기고, 사람이 어떻게 각자 해석한 사회적
상황(환경) 하에서 기호(상징)를 이용하여 타인에게 자신을 표출하고 또
타인의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이해하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호적 상호작용론은 미드의 3가지 관점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일반화된 타자(generalized other)”와 “중요한 타자
(significant other)” “일반화된 타자”는 개체에 자아동일성(정체성)을 부여
한 조직적인 공동체 혹은 사회집단이고, “중요한 타자”는 사회화 과정에
서 특히 영향력이 있는 타자를 가리킨다. 이 두 개념은 자아와 타자로
하여금 상호작용할 때 최소한도의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둘째, 미드의
생각에 자아(self)는 “주관적인 나(I)”와 “객관적인 나(me)”로 나눌 수 있
는데 “객관적인 나”는 내재화된 집단의 기준 및 사회적 자아를 표하
고, 사회의 도덕적 척도를 갖고 있으며, “주관적인 나”는 사회생활의 적
극적인 인지자 및 행동자인 동시 자아를 제약하는 자이기도 하다. “주
관적 나”와 “객관적 나”가 서로 화하고 절충하는 과정에서 자아는 기
호를 사용하고 반성을 하며 자아를 단속할 줄 아는 사회인이 되는 것이
다. 셋째, 역할취득(role-taking)이다. 역할취득이란 타인의 입장과 관점
에서 세계를 상상하고 인식하며, 더 나아가서 행동을 하는 심리적 행동
이다. 즉,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사람은 타인을 역할을 분장하는 능력
이 있고, 타인의 자세, 기호(상징)를 변별하고 인식함으로써 상방을 인
식하고 상의 반응을 예측하여 자신의 행위를 수정하고 서로 조율 적
응할 수 있다.
이러한 기호記號적 상호작용론의 입장은 “이인상여”의 상호작용 과정
을 설명할 수 있다. 즉, 도덕실천은 자아와 타인 사이의 서로 가역可逆적
인 상호관계를 미리 설정하고, 역할취득을 통해 자아의 주장을 제한시
키고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상방이 나의 행위로 인한 결과나 영향을 받
아들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공자를 표로
하는 유학의 의미를 잘 나타낼 수 없다. 만약 “사람의 마음으로 서로 위
문함[以人意相存問]”의 “사람 마음[人意]”에는 “역지사지”의 의미 외에도
반성 및 판단 등 보편적 도덕원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면,
공자가 강조하는 “예禮의 근본”이나 “인仁”은 사회적 가치를 반성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단지 사회조직이나 사회적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다시 말하면 공자가 얘기한 인仁은 사람과 사람의 상호관
계에 있어서 보다 높은 도덕적 기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자의 설이 그
렇다면 다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다산의 인설仁說을 논하려면 “상우
성相偶性” 외에도 다산이 얘기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도리를 다함[人人
盡其道]”의 의미와 “기호嗜好의 성性”의 관계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논어》의 “이인위미里仁爲美”에 한 해석을 예로 본다면, 정현은 “이
인里仁”을 “인자仁者의 마을仁者之里”이라고 해석하였는데 다산은 이런
해석을 찬성하지 않았다. 다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자의 도道는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니 적응 못할 곳이 없다. 만약 반드시 인자仁者의
마을이어야 한다면 이것은 자신한테 요구하기 전에 남한테 요구하는
것이 되니 성인의 가르침이 아니다.” 즉, 다산은 외부적인 효용을 우선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고 거처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생
각을 바탕으로 다산은 맹자의 해석(인은 하늘의 높은 벼슬이요 사람의 편안
한 저택이다[仁, 天之尊爵也, 人之安宅也])을 인용하여 “이인里仁”의 인仁을
설명한다.즉, 이인里仁을 맹자가 얘기한 “거인유의(居仁由義, 마음속에
인을 두고 행동할 때 의를 따른다)”와 같은 뜻으로 보는 것이다.
“좋은 곳에다 거처를 두는 것”을 공리功利 혹은 욕망의 표출로 본다
면, “인자의 마을에 사는 것”도 같은 취지이므로 사회 혹은 도덕적 권
위에 한 기와 상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곳에다
거처를 두는 것”이든 “인자의 마을에 사는 것”이든 모두 사회적 상호작
용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산이 이런 것을 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얘기한 인仁은 기호記號적 상호작용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
고, 또 경험, 욕망 및 사회적 각도에서만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며 반드
시 “기호嗜好의 성性”과 “가인可仁의 리理”를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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