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결로 하는 수 없이 회계장부를 내어 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는 20일간 교회가 내놓은 장부를 모두 스캔했다. 갱신위는 교회가 재정을 허투루 쓴 흔적이 있는지 분석 중이다. 

수상한 점은 금세 나왔다. 이것을 과연 교회 재정으로 지출해야 했는지 의심되는 내역이 곳곳에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교회가 내놓은 지출 증빙을 토대로, 교회가 오 목사에게 어떻게 돈을 써 왔는지 알아볼 것이다. 

   
▲ 사랑의교회는 지난 4월, 법원의 판결 끝에 억지로 회계장부를 제출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주일 점심 식사비 25만 원, 아내와 여행 항공비 2,300만 원, 차량 유지비 4,000만 원

지출 증빙 자료를 스캔하던 갱신위 교인들은 이상한 영수증을 발견했다. '주일 설교자 식사 준비 재료비 및 인건비 청구서'였다. 오정현 목사의 주일 식사 비용이었다. 그동안 오 목사가 주일 점심을 어디서 먹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교인들은 이제야 알게 됐다. 그가 교회에서 출장 요리를 먹는다는 것을.

한 번 식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25만 원이었다. 요리사 출장비로만 8만 원이 들어갔고, 재료비로 10만 원 이상 들어갔다. 반찬으로 고기와 생선이 빠지지 않았고, 후식으로 과일과 케이크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영수증에 쓰인 걸로 봐서, 식사는 강남 예배당 한쪽 구석에 있는 빈 사택 '안가'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오정현 목사는 가끔씩 교회에 외부 강사가 올 때에도 출장 요리를 먹었다.

   
▲ 오정현 목사는 매 주일 출장 요리를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강남 예배당 한쪽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오정현 목사와 그의 아내가 2008년 7월 7일부터 8월 7일까지 해외를 돌아다니는 데 든 비행깃값 내역도 있다. 한 달간 캐나다-미국-영국-독일 등 4개국을 거친다. 7월 7일 인천을 출발해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캘거리를 간다. 14일 캘거리를 출발해 밴쿠버를 간다. 17일 밴쿠버에서 미국 LA로 간다. 28일 LA에서 샬럿을 간다. 29일 샬럿에서 애틀랜타를 거쳐 영국 런던으로 간다. 8월 1일 런던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간다. 7일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든 항공료가 총 2,386만 원이다.

물론 중간중간 공식적인 일정이 있었다. 그러나 갱신위는 "오정현 목사에게 해외 일정이 있었다고 해도 하루 이틀 정도인데 나머지는 도대체 무얼 한 것인가. 게다가 아내까지 교회 돈으로 데려갈 필요가 있었나. 교회는 한 달 동안 비워 놓고 여행을 갔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항공권을 끊어 준 곳은 '사랑의투어'라는 여행사다. 소재지는 강남 예배당 바로 앞에 있는 강남오피스텔. 당시 사랑의교회 한 교인이 이를 운영하면서 오정현 목사의 항공권 구입을 대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랑의투어는 없어졌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차량 유지 비용'이다. 오정현 목사는 체어맨과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데, 교회 돈으로 매년 3,000만 원에 달하는 유지비가 나간다. 2006년에서 2012년까지 교회가 연간 차량 유지비로 쓴 금액은, 최저 2,100만 원, 최고 3,500만 원이다. 7년간 합계가 2억 1,680만 원이다.

그런데 차량 유지와 관련한 비용은 교회뿐 아니라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계좌에서도 나갔다. 2007년에는 219만 원 정도지만, 비용이 점점 늘어 2011년에는 2,500만 원이 지출됐다. 6년간 합계가 6,900만 원이다. 교회가 지출한 금액과 오 목사의 목회 활동비에서 지출된 금액을 합치면, 차 관리비로만 1년에 4,000만 원 이상 나간다는 말이 된다.

교회 돈으로 오정현 목사 사택 컴퓨터를 사고 6개월 만에 교체한 흔적도 있다. 2006년 5월 21일, 사랑의교회 정보시스템실은 오정현 목사의 노트북 구입비로 230만 원을 썼다. 2007년 1월 28일에는 오 목사 사택에 PC 두 대를 놔 주고 414만 원을 썼다. 그런데 6개월 후 7월 8일, 오 목사 사택 PC 교체 비용으로 144만 원을 썼다.

오정현 목사는 2006년 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총 70개월 동안 '목회자 장학금' 명목으로 월 3,000달러를 받았다. 이 돈은 오 목사 아들의 학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받은 돈이 총 2억 3,000만 원이다.

그 돈은 다 무슨 돈?

갱신위가 지난 4월 회계장부를 건네받고 약 한 달간 분석한 것만 이 정도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또 나올지 모른다. 

사랑의교회 1년 예산은 600억 원이 넘는다.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3,000억 원이 들었다. 사랑의교회가 운용하는 재정 규모에 비하면, 교회가 오정현 목사에게 쓴 금액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검찰도 사회 법에 비추어 횡령이나 배임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교회의 돈은 모두 교인들의 헌금이다. 각자의 일터에서 땀 흘려 번 돈 ― 그 돈이 자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앙의 고백으로 드린 헌금이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회계사는 "사랑의교회의 재정 집행은 상식선을 넘어섰다. 교회가 부담하는 게 과연 목회 활동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가. 담임목사에 대한 특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