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 담론방 > 자유게시판


 
작성일 : 15-06-05 00:40
다산사상 - 변법론의 탄생2
 글쓴이 : 선유도
 

다산사상 - 변법론의 탄생2


 인간 뿐아니라 모든 동식물 또한 천이 부여해준 각기의 을 지니는 독자적 존재이다.그래서 인·물 각기가 성을 다한다’ 는 것은 곧 각기 천으로부터 받은 본분을 다한다는 뜻이다그런데 인간은 지선이라는 도덕적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동식물은 각자 무성한 생육을 실현하는 것이 그 본분을 다하는 일이다. 또 여기 지선에 도달하거나 무성한 생육을 이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 ·각자가 스스로 성취하는 본분의 일인 것임을 주의해야 한다더구나 그 본분을 다하게 되는 길 또한, 성인인 나의 지선경지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거기 동화되어 인간과 동식물이 각기의 을 다하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과 동식물이 각자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림천택의 정사[山林川澤之政]’라고 하는 정치행위를 통해서, 그 지반을 조성하고 횡란을 제거해주는 관리의 기능을 다하는 일에 불과한 것이다그리고 여기서 보면 세상의 동식물을 길러 그 각기의 생육을 다하도록 하는 공적또한 바로 그 생육의 정치행위를 실행한 후에야 실현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다산의 정치또한 어디까지나 행사行事를 통해서야 그 결실이 나타나는 구도, 행사주의로 일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그런데 여기서, 나와 인간과 동식물에 부여된 성이 각기 독자적인 것임을 인식하고 그 각기의 을 다하여 천으로부터 받은 본분을 수행하도록 하는 정사즉 구체적 정치행위를 수행하는 주체는 무엇인.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곧 천과 직통하는 나의 영명한 심이다. 즉 인간은 으로부터 품부한 ·을 통해 정치행위를 실행함으로써야 비로소 왕정도 실현할 수가 있다. 그리고 천과 직결되는 인간의 심·성을 통해 왕정이라는 궁극적 정치행위로 이행하고자 하는법제 장치가 곧 '경세유표'라는 변법적 경세론으로 구체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런데 원래 새로운 왕조를 열게 된 옛 성왕들은 반드시 새 시대를 구현할 1등의 도리를 강구해서 새로운 통치법제를 정립한다는 것이 다산의 역사 해법이다성왕聖王이 천하를 얻었을 때에는 오직 제 1등 도리를 강구해서 오래토록 시행하여도 폐단이 없을 것들을 법으로 정립하였다다산은 선왕先王의 대도大道를 좇아 만세토록 준행할 큰 경법經法을 세운다고 하는 자신의 '경세유표'를 두고서도 비슷한 취지를 밝혀 두었다. “관직제도, 군현제도, 토지제도, 부역제도, 상업·무역제도, 환곡제도, 군사제도, 과거科擧제도, 해세海稅, 마정馬政, 선박船舶제도, 국도國都의 영건제도 등에 대해서 현재의 운용에 구애됨이 없이 기본 골격을 세우고 요목을 베풀어, 이를 가지고 우리 구방舊邦을 새롭게 하겠다 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 구방을 새롭게 한다고 함은 주지하듯, 오랜 연원을 가진 중국나라가 문왕에 이르러 그 국명國命을 유신하고 왕정을 구현하는 길 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역사적 전통에서 그 뜻을 취해 온 것이다.  문 왕, 무왕을 거쳐 주공周公이 '주례'를 저작하고 이를 통해 왕정을 구현 할 수 있었다는 전통을 따라, 그는 '주례'를 준거삼아 방례를 초한 것이 곧 '경세유표'이다.

그런데 '주례'를 준거삼는다 하더라도, 무릇 역사상으로는 그 보다도 수천 년이 지나간 후에, 문명 교류상으로는 이미 서학西學까지도 일부 접하게 된 19세기 초 조선왕국의 현실 풍토에서 다산은 '경세유표'를 초하였다. 그러니 여기 폐법과 학정의 인습으로 누적된 현실태를 과감히 개혁하여 새로운 왕정의 법제를 정립하고자 하는 그로서는 새로운 1등 도리를 독자적으로 강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산이 새로운 통치법제를 초하면서 의거한 이념은 물론 옛 성인들의 경전의 원리이다. 그 원리를 탐구해내는 과정에서 그는 신명神明이 묵묵히 깨우쳐 주시는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확신하였다. 그래서 그는묘지명에서도 자신의 경세론을 두고, “모두 성인의 경전에 근본을 두고 현재의 실정에 부합하도록 힘썼으니, 없어져버리지 않는다면 혹 이를 취 택할 자가 있으리라” 라고 스스로 자신하였다.

가령 다산이 변법론적 정치사업 가운데의 큰 항목의 하나로서, 전국 만민을 9직이라는 전업적專業的 전문 직사로 배치한다는 고안을 여기서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직론은 '주례'에 보이는 것이지만, 다산은 이를 변용시켜 추구한다. 그가 새로 설정한 9직 가운데의 사의 경우, 중앙의 재상으로부터 말단의 이서吏胥·복예僕隸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치민治民의 직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재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 모두가 응분의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동시에 응분의 사회경제적 처우를 받도록 제도화한다. 그는 이 라는 치민의 직사를 통해서,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고 왕정을 추진하는 과업 뿐아니라 오랜 질곡으로 인습해오는 사회신분제 문제라든가 유식遊食 양반의 해소 방안 등 여러 사회경제적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다산은, 만민이 “9직으로 나뉘어짐은 천의 이치이다

위에서 비록 시키지 않더라도 백성이 스스로 나뉘어질 것이다라고 다산은 말한. 앞서 살폈듯, 영명한 심·성을 구비한 그의 인간이 이미 주체성을 지닌 존재로 진화하고 있느니 만큼, 전국 만민이 결국은 전업적 전문 직종으로 각기 분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소신껏 피력하는 것이다. 민이 전업적 전문 직종으로 분화 배치되어야만, ‘조종의 법제로 인해 질곡상태로 얽매여 있는 중세 말기의 지리멸렬한 폐쇄적 억압관계를 해소하고, 새로운 주체적 인간 관계를 꾸려나갈 수가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선유도 15-06-05 00:47
 
주례에 비친 9직론을 다산은 어떤 방법으로 변형시켰을까.
혁명밀알 15-06-05 01:16
 
인간과 동식물’이 각자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곧 ‘산림천택의 정사[山林川澤之政]’라고 하는
‘나’의 ‘정치’행위를 통해서, 그 지반을 조성하고 ‘횡란’을 제거해주는 관리의 기능을 다하는 일에 불과한 것이다.
혁명밀알 15-06-05 01:17
 
세상의 동식물을 길러 그 각기의 생육을 다하도록 하는 ‘공적’ 또한 바로 그 생육의 ‘정치’행위를 실행한 후에야 실현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다산의 ‘정치’ 또한 어디까지나 ‘행사行事’를 통해서야 그 결실이 나타나는 구도, 즉 ‘행사’주의로 일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객1 15-06-05 05:57
 
꿈나라 로켓 쏘고
선플~
각설탕 15-06-05 07:40
 
문 왕, 무왕을 거쳐 주공周公이 '주례'를 저작하고 이를 통해 왕정을 구현 할 수 있었다는 전통을 따라,
그는 '주례'를 준거삼아 ‘방례’를 초한 것이 곧 '경세유표'이다.
스칼라 15-06-05 16:48
 
그가 새로 설정한 9직 가운데의 사士의 경우, 중앙의 재상으로부터 말단의 이서吏胥·복예僕隸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치민治民의 직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재편한다.
그때그모습 15-06-05 17:27
 
다산은 ‘선왕先王의 대도大道를 좇아 만세토록 준행할 큰 경법經法을 세운다’고 하는
자신의 '경세유표'를 두고서도 비슷한 취지를 밝혀 두었다.
목화씨 15-06-05 22:16
 
다산의 ‘정치’ 또한 어디까지나 ‘행사行事’를 통해서야 그 결실이 나타나는 구도, 즉 ‘행사’주의로 일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사오리 15-06-05 23:55
 
푸른하늘 , 빛나는 해와 같은 절의도 컴컴한 방안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부터 배양되어 나오고 천지를 휘두를 만한 경륜도 깊
은 연못에 서 있는 듯 살얼음을 밟는 듯한 조심성에서 다듬어져 나온다.
멜론 15-06-06 11:21
 
다산이 새로운 통치법제를 초하면서 의거한 이념은 물론 ‘옛 성인들의 경전의 원리’이다
겨울 15-06-06 12:57
 
9직론은 '주례'에 보이는 것이지만, 다산은 이를 변용시켜 추구한다. 그가 새로 설정한 9직 가운데의 사士의 경우, 중앙의 재상으로부터 말단의 이서吏胥·복예僕隸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치민治民의 직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재편한다.
사람과사람들 15-06-06 19:15
 
다산 선생님의 주장에 관해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Total 9,905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공지 1• 3 • 5 프로젝트 통장을 드디어 공개합니다. (70) 혁명위원회 09-12
공지 진법일기 70- 1.3.5 프로젝트가 의미하는것은 무엇인가? (61) 이순신 09-19
공지 혁명을 하면서~ <아테네의 지성! 아스파시아와 페리클레스> (12) 현포 07-31
공지 히틀러,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 (15) FirstStep 06-23
공지 <한 지경 넘어야 하리니> (21) 고미기 07-28
공지 트럼프, 폼페이오, 볼턴을 다루는 방법들 (32) 봉평메밀꽃 07-18
공지 판소리의 대표적 유파로 '동편제'와 '서편제'가 있습니다. (27) 흰두루미 06-20
공지 소가 나간다3 <결結> (24) 아사달 03-20
2678 진정한 승리자 (10) 혁명밀알 06-06
2677 그대에게 의미있는 일 (8) 사오리 06-05
2676 SNS 난법일기19-종말주의자의 직업파괴 (18) 이순신 06-05
2675 회상5 <말丑> (18) 아사달 06-05
2674 남아 있다는 것은 (10) 옥수 06-05
2673 양파&김연우 - 하늘을 달리다 [나는 가수다3] (3) 딴따라고사리 06-05
2672 종교의 간략한 역사 (8) 게리 06-05
2671 디아스포라 (7) 게리 06-05
2670 [레고바이블] 바이블에서 묘사한 지구의 모습 (8) 게리 06-05
2669 고양이가 기른 개 '톨리' (9) 혁명밀알 06-05
2668 다산사상 - 변법론의 탄생2 (12) 선유도 06-05
2667 다산사상 - 변법론의 탄생 (10) 선유도 06-05
2666 고창영의 시집《힘든줄 모르고 가는 먼길》 * 시〈누군가〉 (7) 사오리 06-04
2665 고문용호경 (중) 제16장, 제17장 (15) 칠현금 06-04
2664 6. 고대 그리이스 3대 비극 <안티고네> 번역본 (12) 몽마르뜨 06-04
2663 5. 고대 그리이스 3대 비극 <안티고네> 번역본 (11) 몽마르뜨 06-04
2662 바보들의 셀프-디스 (9) 객1 06-04
2661 체리필터 - 그것만이 내 세상 [나는 가수다3] (5) 딴따라고사리 06-04
2660 둘째 마당- 기독교 죄악사 <대량살해, 고문, 재산몰수의 역사> (12) 게리 06-04
2659 기독교 죄악사 <대량살해, 고문, 재산몰수의 역사> (10) 게리 06-04
2658 [레고바이블] 야훼에 대한 아사의 마음은 평생 한결같았는가? (7) 게리 06-04
2657 SNS 난법일기18-혁명정신은 대나무 정신 (18) 이순신 06-04
2656 누구에게나 배울 점은 있는 것이다 (11) 혁명밀알 06-04
2655 낸스 길마틴의《당신, 잠시 멈춰도 괜찮아》*'열심히 뛴 당신, 잠깐 멈춰도 괜찮아요' (11) 사오리 06-03
2654 다산사상 -도덕적 인간론 (12) 선유도 06-03
2653 고문용호경 (중) 제14장, 제15장 (15) 칠현금 06-03
2652 비키니 스쿠버 다이빙 [만국유람기] (5) 딴따라고사리 06-03
2651 4. 고대 그리이스 3대 비극 <안티고네> 번역본 (10) 몽마르뜨 06-03
2650 3. 고대 그리이스 3대 비극 <안티고네> 번역본 (9) 몽마르뜨 06-03
2649 늘 그랬던 것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 (10) 객1 06-03
2648 물그림자 뒤돌아보고 -서산대사- (11) 현포 06-03
2647 이삭은 타임머신을 타고... (9) 게리 06-03
2646 베드로와 바울의 교권 다툼 (10) 게리 06-03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