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 담론방 > 자유게시판


 
작성일 : 21-08-04 11:54
청년 도배사 이야기 : 까마득한 벽 앞에서 버티며 성장한 시간들
 글쓴이 : 하얀민들레
 


여기 매일 아침 새로운 벽 앞에 서는 청년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벽들에 자신만의 정성스런 손길로 벽지를 바르는 도배사로 일해왔다. 그의 원래 전공은 사회복지학,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였지만 조직문화에 불합리한 면들을 목격하고 회의를 느끼며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업()을 찾아나섰다. 퇴사를 결심한 후 다양한 직업들의 면면을 탐문해 나갔다. 내가 정말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내가 나 스스로를 혹은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일, 내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 생활에 취약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으면서도 매 순간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건설 현장 그중 ‘도배’라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난 2년간 꾸준히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도배를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또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 주변의 시선보다 자기가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청년 도배사는 오늘도 새로운 벽 앞에 서 있다.



2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했다. 펜스 너머로만 보았던 ‘건설 현장’에 들어가 난생처음 보는 환경에서 일을 했다. 지어져가는 아파트 안에서 시멘트벽을 벽지로 채워가며 몸을 써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롭고 낯선 직업에 도전한 내게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내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숨기지 않고 내비치는 사람도 있었다. 비슷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SNS를 통한 관심과 응원을 받기도 했으나 지저분한 옷을 입고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시와 차별을 받기도 했다.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꾹 참고 다시 벽 앞에 서며 버텼다.
─본문 174쪽

여기 매일 아침 새로운 벽 앞에 서는 청년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벽들에 자신만의 정성스런 손길로 벽지를 바르는 도배사로 일해왔다. 그의 원래 전공은 사회복지학,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였지만 조직문화에 불합리한 면들을 목격하고 회의를 느끼며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업(業)을 찾아나섰다.

퇴사를 결심한 후 다양한 직업들의 면면을 탐문해 나갔다. 내가 정말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내가 나 스스로를 혹은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일, 내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 생활에 취약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으면서도 매 순간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얼마전부터 청년들이 쓴 직업 에세이가 속속 출간되고 있는데,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건설 현장 그중 ‘도배’라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난 2년간 꾸준히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다양한 직업 에세이가 계속 나오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청년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기성세대와는 다르다는 것, 삶을 바라보는 자세에도 미세한 차이들이 생겨나고 있고, 어른들이 바라보는 직업에 대한 생각과 많이 다름을 피력하고 나름의 소신있는 선택을 한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 것은 아닐까.

내가 만난 청년들은 자기 주관과 목표를 가지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았다. 도배사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배를 배운, 나보다 훨씬 선배인 10대 청년 도배사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꽤 성실하고 건실하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하는 일은 성실하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기술을 배우러 건설 현장에 들어온 사람들 중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청년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성실하고 건실한 청년들은 어떤 주관과 목표를 가졌기에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기피하는 직업인 건설 현장 노동자가 된 것일까? 그들은 왜 다른 직업을 택하지 않았을까? 내 경험과 건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직장생활과는 다르게 내가 가진 기술로 은퇴 없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것, 상사 혹은 동료와의 갈등이 비교적 없이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노력하고 고생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44∼45쪽

일하는 환경, 함께 일하는 사람들, 생활 패턴 등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2년 전 도배를 시작하던 때와 비슷하다. 몸을 사용하여 일하고 있지만 늘 생각이 많고 머릿속은 복잡하다. 도배라는 일이 재미있고 기술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또 새롭게 시도해볼 만한 재미있는 일은 없을지 늘 고민한다.
아직 기술자도 아니며 소장님 밑에서 독립하지 못한 일당쟁이 도배사이다. 도배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도배가 재미있고 일당과 실력이 늘어가는 것, 내가 도배하는 것을 우려하던 사람들에게 조금씩 인정받는 것이 즐겁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조금은 평범하더라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벽 앞에 선다.
─174∼175쪽


'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배윤슬씨가 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배씨는 "재미가 사라질 때까지는 일단 도배 일을 하고 싶다"며 "장기적으로는 예쁘게 꾸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농협 356-0719-4623-83안정주
※ 통합경전계좌 : 국민은행 901-6767-9263노영균sjm5505@hanmail.net
※ 투자금 계좌: 하나은행 654-910335-99107 안정주

하얀민들레 21-08-04 11:55
 
내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 생활에 취약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으면서도 매 순간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하얀민들레 21-08-04 11:56
 
여기 매일 아침 새로운 벽 앞에 서는 청년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벽들에 자신만의 정성스런 손길로 벽지를 바르는 도배사로 일해왔다. 그의 원래 전공은 사회복지학,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였지만 조직문화에 불합리한 면들을 목격하고 회의를 느끼며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업(業)을 찾아나섰다.
하얀민들레 21-08-04 11:57
 
도배사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배를 배운, 나보다 훨씬 선배인 10대 청년 도배사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꽤 성실하고 건실하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하는 일은 성실하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기술을 배우러 건설 현장에 들어온 사람들 중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청년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얀민들레 21-08-04 11:58
 
도배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도배가 재미있고 일당과 실력이 늘어가는 것, 내가 도배하는 것을 우려하던 사람들에게 조금씩 인정받는 것이 즐겁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조금은 평범하더라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벽 앞에 선다.
겨울 21-09-02 10:52
 
여기 매일 아침 새로운 벽 앞에 서는 청년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벽들에 자신만의 정성스런 손길로 벽지를 바르는 도배사로 일해왔다.
겨울 21-09-02 10:52
 
저자는 도배를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또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겨울 21-09-02 10:54
 
얼마전부터 청년들이 쓴 직업 에세이가 속속 출간되고 있는데, 『청년 도배사 이야기』는 건설 현장 그중 ‘도배’라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난 2년간 꾸준히 기록한 책이다.
겨울 21-09-02 10:54
 
내가 만난 청년들은 자기 주관과 목표를 가지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았다.
겨울 21-09-02 10:55
 
일하는 환경, 함께 일하는 사람들, 생활 패턴 등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2년 전 도배를 시작하던 때와 비슷하다.
산백초 21-09-16 21:35
 
퇴사를 결심한 후 다양한 직업들의 면면을 탐문해 나갔다.
산백초 21-09-16 21:36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 주변의 시선보다 자기가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청년 도배사는 오늘도 새로운 벽 앞에 서 있다.
산백초 21-09-16 21:36
 
새롭고 낯선 직업에 도전한 내게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주변의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내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숨기지 않고 내비치는 사람도 있었다.
산백초 21-09-16 21:37
 
도배사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배를 배운, 나보다 훨씬 선배인 10대 청년 도배사도 만난 적이 있다.
산백초 21-09-16 21:38
 
도배라는 일이 재미있고 기술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또 새롭게 시도해볼 만한 재미있는 일은 없을지 늘 고민한다.
늘배움 21-09-27 10:49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꾹 참고 다시 벽 앞에 서며 버텼다.
늘배움 21-09-27 11:00
 
조직 생활에 취약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으면서도 매 순간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늘배움 21-09-27 11:01
 
아직 기술자도 아니며 소장님 밑에서 독립하지 못한 일당쟁이 도배사이다.
 
 

Total 9,905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공지 1• 3 • 5 프로젝트 통장을 드디어 공개합니다. (70) 혁명위원회 09-12
공지 진법일기 70- 1.3.5 프로젝트가 의미하는것은 무엇인가? (61) 이순신 09-19
공지 혁명을 하면서~ <아테네의 지성! 아스파시아와 페리클레스> (12) 현포 07-31
공지 히틀러,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 (15) FirstStep 06-23
공지 <한 지경 넘어야 하리니> (21) 고미기 07-28
공지 트럼프, 폼페이오, 볼턴을 다루는 방법들 (32) 봉평메밀꽃 07-18
공지 판소리의 대표적 유파로 '동편제'와 '서편제'가 있습니다. (27) 흰두루미 06-20
공지 소가 나간다3 <결結> (24) 아사달 03-20
9839 순록 (10) 정수리헬기장 12-24
9838 좀도둑가족 (18) 하얀민들레 12-23
9837 모든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21) 하얀민들레 12-15
9836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19) 하얀민들레 11-05
9835 무엇을 위해 살죠?(JYP) (20) 하얀민들레 10-29
9834 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20) 하얀민들레 10-27
9833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6) FirstStep 10-21
9832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 (23) 현포 10-11
9831 이스라엘 땅에 나타난 ‘예수’라는 이름의 젊은이 (22) 현포 10-11
9830 공자의 유언은 침묵이었다…그래야 하늘의 말이 들리니까 (22) 현포 10-11
9829 미군 철수 막은 김장환 목사의 숨은 외교력 (20) 현포 10-11
9828 나이 드는게 두렵지 않습니다 (22) 하얀민들레 10-06
9827 "범버꾸 범버꾸" (18) FirstStep 10-03
9826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18) 빨간벽돌 10-01
9825 예수는 아내 있었을까…금지된 질문하게 한 '2012년 뇌관' (23) 현포 09-30
9824 우리가 믿는 건 예수의 겉모습일까, 아니면 속모습일까 [백성호의 예수뎐] (23) 현포 09-30
9823 종교학 석학 길희성 교수 "영적 휴머니스트, 예수외 3명 있다" (21) 현포 09-29
9822 다빈치 ‘최후의 만찬’에서 누가 소금통 쏟았나 (21) 현포 09-29
9821 146만명(개명한 사람의 수) (22) 빨간벽돌 09-27
9820 상한 돼지고기 먹어 식중독···우리가 몰랐던 부처님의 죽음 (21) 현포 09-26
9819 결정적 도구 (18) 하얀민들레 09-01
9818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19) 하얀민들레 08-25
9817 프로포폴 (13) 빨간벽돌 08-25
9816 시진핑, 제2의 문화대혁명 꿈꾸나? (19) 빨간벽돌 08-09
9815 중국인과 한국인이 올림픽을 보는 시각 (14) 빨간벽돌 08-05
9814 청년 도배사 이야기 : 까마득한 벽 앞에서 버티며 성장한 시간들 (17) 하얀민들레 08-04
9813 박정희 대통령 재평가를 추구하는 듯 보이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16) 현포 08-04
9812 북극 땅다람쥐 (10) 정수리헬기장 08-02
9811 말 (口) (13) 빨간벽돌 07-29
9810 중국의 조용한 침공 (18) 하얀민들레 07-21
9809 벌꿀오소리 (11) 정수리헬기장 07-19
9808 임계장 이야기 (20) 하얀민들레 07-09
9807 무인도에서 1년 3개월 (19) 빨간벽돌 07-06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