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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02 19:53
새로운 통치법제의 이념
 글쓴이 : 선유도
 

   새로운 통치법제의 이념


 다산의 천인관天人觀 다산에 의하면, 천리天理와 인정人情은 결코 고금이 다르지 않다그런데도 그는 독자적으로 '방례'를 다시 초안해야 하는 까닭을 밝힌다.

하후씨夏后氏의 예는 하후씨 혼자 만든 것이 아니었다. 곧 요·····익 등이 정신을 모으고 정성과 지혜를 다하여 만세를 위해 입법한 것이었다. 그 한 조목, 한 사례인들 어찌 다른 사람이 바꿀 수가 있는 것이겠는가. 그러나 은나라 사람들이 하를 대신하게 되자 (하나라 법제를) 이고 더하지 않을 수 없었고, 나라 사람들이 은을 대신하게 되자 (은나라 법제를) 줄이고 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째서 그러한가

세도世道란 것은 강하江河의  움직여 감과 같아서, 한번 정해져 만세토록 불변한다 는 것은 이치상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여기 줄이고 더한다[損益]’ 함은 이전 왕조 통치법제의 일정 부분을 개혁한다는 뜻이다. 시대에 따라 역사적 현실이 달라지므로, 거기 맞는 새로운 법제의 제정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삼대 이후로는 성인의 경전에 대한 해석이 근본적으로 잘못 되어 왔는바, 잘못된 해석은 폐단스런 법제와 사나운 통치로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과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근본적 오류를 벗어날 수 없게 해왔다는 것이 다산의 소신이다. 실상 조선 후기의 실학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다산 실학의 특징은 그가 새로운 독자적천인관天人觀을 확립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성리학의 본체론인 이기론理氣論과 거기서 유추된 성이 곧 리[性卽]’라고 하는 인간 심성론 그 자체를 그는 자신의 새로운 천인관에 따라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실로 이 새로운 천인관이야말로 그가 새로운 통치법제를 초안하는 이념적 기초가 되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성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본질은 천명天命으로 부여받은 성이요사물의 경우는 물리物理이다. 그런데 인성과 물리는 천명에 따라 공통으로 부여받는 것이므로 인간과 자연은 본질적으로 연속되어 있고, 원적으로는 만물이 일체一體이다. 인간의 심이 만물을 인식할 수 있 는 것은 곧 이라는 본질적 속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산에 의하면, ‘인간이 태어날 때 천으로부터 부여받는 심이야말로 인간의 본체本體이다. 이 심은 형체가 없는 영명靈明한 실체로서 모든 형상을 포괄하고 모든 이치를 깨달을 수 있으며 능히 사랑하고 미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천명으로 부여받 은 성이란 것은 심에 부여되어 있는 속성으로서의 기호嗜好를 일컬음인데, 단지 인간의 성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특성을 지닌 다. 그러나 성은 결코 인간의 본체가 아니다그런데 천명으로 타고난 이 성이 없으면 우리 인간은 예로부터 아무 도 능히 미세하고 조그마한 선조차 지을 수 있는 자가 없다는 것이 다산의 인식이다

인간의 인간다운 까닭은 그가 덕을 좋아하고 악 을 부끄러이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천명이요, 본성本性이다” 그러나 무릇 이란 것은 인간에게만 아니라 생명을 가진 만물에게도 부여되어 있다고 그는 말한다. “무릇 (생명을 지닌) 만물은 각기 하나씩의 성을 갖추고 있으며 그 성에는 기호하는 것이 있어 생명을 유지 토록 하니, 이것이 천명이다” 그런데 천명의 성으로 인해 인간이 선을 좋아하는 도덕 실현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자기 일상을 도덕적으로만 영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또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은 인간에게 자주지권自主之權을 부여하였다. 그가 선을 행하고자 하면 선을 행하게 하고 그가 악을 행하고자 하면 악을 행하도록 해두었다. 이나 악으로 옮겨 다니는 것이 일정하지 않고 그 권한이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어서, 금수禽獸가 정해진 생각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그가 선을 행하면 실로 그 자신의 공이 되고 그가 악을 행하면 실로 자신의 죄가 된다. 이는 심의 권능權能이요 이른바 성이 아니다.

즉 인간 천성은 단지 악 보다는 선을 좋아하는 경향성을 가질 뿐이, 실상 선악의 어느 한 쪽을 택하여 추구하는 실체는 역시 그의 심이다. 즉 천이 심에다 부여해둔 권능자주권의 판단에 따라 인간은 선악의 어느 한 쪽을 택하여 추구할 수 있다. 즉 인간은 그 심자유 의지를 가진다그런데 인간의 심의 자주권은 어떠한 계기로 선악의 어느 한 쪽을택하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정신과 형체가 묘합妙合하여 혼연히 하나가 된 존재이다. 그래서 그가 발하는 심은 도의로 인하여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러서 도심道心이라 하고, 형질形質로 인하여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심이라 한다. 인간은 도심을 갖고 있으므로 선악을 명백히 구별하고 또한 덕을 좋아하고 악을 부끄러이 여기며 마침내 살신성인하기에도 이른다. 이것이 맹자孟子의 이른바 성선性善의 근본이다

인간은 또한 인심을 갖고 있으므로 재물을 탐내고 색을 좋아하며 안일함을 추구하고 존귀함을 바란다. 선을 따르기는 높은 산에 오르듯 어렵고, 악을 따르기는 산이 무너져 내리듯 쉽다여기 인간이 천으로부터 부여받은 자주권은 곧 선악의 어느 한 쪽을 선택하여 추구하는 도덕적 자주권을 가리킴이 명백하다. 이미 인간의 인간다움은, 비록 높은 산에 오르듯 어렵다하더라도 천명의 본성을 따라 덕을 쌓고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말해두지 않았는가. “인심人心은 곧 소체小體[즉 육신]를 좇아 발현하는 것이요, 도심은 곧 대체大體[즉 영명한 ]를 좇아 발현하는 것이라 함이 다산의 이해이다.

그런데 인간의 인간다움이 도심을 좇아 선을 행함에 있다 하더라도다산의 심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인심과 도심의 분류 이외에, 인간의 심이 가진 기능은 크게 보아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동일한 심이지만 거기에는 원래 세 등급이 있다. 그 첫째는 영지靈知의 전체[靈知之全體]를 두고 심이라 하는 경우이니, “심의 기능은 생각하는 것이다라거나 먼저 그 심을 바르게 한다라고 하는 류가 그것이다그 둘째는 감동 사려가 발현하는 것[感動思慮之所發]을 심이라 하는 경우이니이른바 측은지심이라든가 비벽지심非辟之心의 류가 그것이다. 그 셋째는 5가운데 혈기를 주관하는 기관을 일러 심이라 하니, 이른바 심에 7 구멍이 있다는 류가 그것이다. 그 첫째·셋째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그런데 그 둘째를 두고 말하면, 넷이나 다섯도 될 수 있고 백이나 천이 될 수 도 있다. …… 다만 그같은 백, 천 가지의 심을 자세히 살펴 나누어 본다면 인심과 도심을 벗어나지 않으니, 인심이 아니면 도심이요 도심이 아니면 인심이다

이는 공사公私가 나누어지는 곳이요, 선악이 판가름나는 곳이. 공자·안자·증자·자사·맹자가 살핀 바가 여기에 있고 요···탕이 경계한 바도 여기에 있다다산이 정확하게 말해두지는 않았지만, 여기 감동 사려의 심은 실영지의 전체로서의 심에 근본을 두고서 발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즉 세상 만사 만물을 지각, 사유, 추리, 애증하는’ ‘영명한 심체心體운데 인심과 도심이라는 도덕심이 포괄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 자신의 문자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선유도 15-06-02 20:03
 
다산에 의하면, ‘인간이 태어날 때 천天으로부터 부여받는 심心 ’이야말로 인간의 ‘본체本體’이다
겨울 15-06-02 21:31
 
세도世道란 것은 강하江河의  움직여 감과 같아서, 한번 정해져 만세토록 불변한다 는 것은 이치상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 ‘줄이고 더한다[損益]’ 함은 이전 왕조 통치법제의 일정 부분을 개혁한다는 뜻이다. 시대에 따라 역사적 현실이 달라지므로, 거기 맞는 새로운 법제의 제정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사오리 15-06-02 23:22
 
일 적은 것보다 큰 복이 없고 마음 고생 많은 것보다 큰 화가 없으니,
일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일 적은 것이 복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이 평온
한 사람만이 마음 고생 많은 것이 화라는 것을 안다
혁명밀알 15-06-03 03:12
 
성리학의 본체론인 이기론理氣論과 거기서 유추된 ‘성이 곧 리[性卽理]’라고 하는 인간 심성론 그 자체를
그는 자신의 새로운 천인관에 따라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실로 이 새로운 천인관이야말로 그가 새로운 통치법제를
초안하는 이념적 기초가 되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혁명밀알 15-06-03 03:13
 
성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본질은 ‘천명天命으로 부여받은 성性’이요, 사물의 경우는 ‘물리物理’이다.
그런데 인성과 물리는 천명에 따라 공통으로 부여받는 것이므로 인간과 자연은 본질적으로 연속되어 있고,
근원적으로는 만물이 일체一體이다. 인간의 심心이 만물을 인식할 수 있 는 것은 곧 이理라는 본질적 속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폼생폼사 15-06-03 08:56
 
인간은 정신과 형체가 묘합妙合하여 혼연히 하나가 된 존재이다.
그래서 그가 발하는 심心은 도의로 인하여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러서 도심道心이라 하고,
 형질形質로 인하여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심이라 한다
등대 15-06-03 16:33
 
천天은 인간에게 자주지권自主之權을 부여하였다.
목화씨 15-06-03 17:45
 
“인간의 인간다운 까닭은 그가 덕을 좋아하고 악 을 부끄러이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천명이요, 본성本性이다”
목화씨 15-06-03 17:53
 
‘감동 사려의 심心 ’ 은 실상 ‘영지의 전체로서의 심’에 근본을 두고서 발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몽마르뜨 15-06-03 18:40
 
5당臟 가운데 혈기를 주관하는 기관을 일러 심이라 하니, 이른바 심에 7 구멍이 있다는 류
Good luck to you!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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