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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01 08:11
순암안정복이 바라본 성리학과 서학의 대안모색
 글쓴이 : 목화씨
 

순암안정복이 바라본 성리학과 서학의 대안모색 

순암 안정복이 서학인 천주교가 들어오자 그의 스승인 성호(星湖) 이익(李瀷)에게 보낸 편지에는 서학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깊게 베어 있습니다. 


도가道家에서 노군老君을 존경하는 것이나, 석씨釋氏들이 석가를
존경하는 것이나, 서양 사람들이 예수를 존경하는 것이나, 그
뜻은 다 한가지입니다. 우리 유가에서 말하기로는 상제가 내려
주신 성품과 하늘이 명하신 성품은 모두 하늘에서 품부 받은 것
입니다. (중략) 그런데 서양 사람들이 상제를 자기들의 사주 私主
로 생각하여 밤낮으로 기도하면서 지은 죄를 용서받기를 구하
는데, 이것은 불가에서 참회하는 일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근래에 서양의 책을 보았더니 그 말은 정밀하고 확실하였으
나, 역시 이단의 학문이었습니다. 우리 유자들이 몸을 닦고 성
품을 기르며 선을 행하고 악을 제거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불과한 것일 뿐으로, 털끝만큼도 죽은 뒤에 복을
바라는 마음은 없습니다. 그런데 서양의 학문은 자기 몸을 닦
는 목적이 오로지 천대天臺의 심판을 받는 데 대비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우리 유학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순암의 서학에 대한 견해는 기존의 유학적 전통에 붙박여 있지만, 그가 지닌 유학적 합리성으로는 서학에서 강조하는 사후 세계에서의 '벌'이나 '복'은 너무나 납득하기 어려운 종교적 제안입니다. 또 유일신 관념을 내세운 서학적 발상은 조선조가 자랑하는 경(敬) 과 엄청난 괴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는 성리학과 서학을 조선후기의 유자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 것입니다. 순암의 사유에서는 당시 시대 논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그만의 독특한 사상이 오릇이 살아 있습니다. 그는 퇴계가 정립한 심학적 공부론에서 출발하여 도구적 이성에 근거한 실학적 공무론의로의 전환을 과감히 시도하였습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목화씨 15-05-01 08:17
 
순암안정복이 추구한 사상은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학문을 할 때 폐단을 잘 살피고
자신의 학문이 당대 학문에 대한 반성과 비평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밝힙니다
산백초 15-05-01 08:57
 
우리 유자들이 몸을 닦고 성
품을 기르며 선을 행하고 악을 제거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불과한 것일 뿐으로, 털끝만큼도 죽은 뒤에 복을
바라는 마음은 없습니다. 그런데 서양의 학문은 자기 몸을 닦
는 목적이 오로지 천대天臺의 심판을 받는 데 대비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우리 유학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멜론 15-05-01 10:05
 
서구의 천주학은 오직 천당과 지옥가는데만 매달려 있다는 뜻도 포함되네요.
이런 것이 조선저가 자랑하는 경과 괴리가 있다는 것도 같구요
빈병 15-05-01 11:39
 
도가道家에서 노군老君을 존경하는 것이나, 석씨釋氏들이 석가를
존경하는 것이나, 서양 사람들이 예수를 존경하는 것이나, 그
뜻은 다 한가지입니다
칠현금 15-05-01 12:42
 
숙종 (1674~1720)의 재위  46년 기를 환국(換局)기라라고 하는데, 재위 동안 환국을 무려 4번이나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피비린내나는 당쟁의 극치를 이루었고 이러한 당쟁으로 인하여 성리학 지배이데올로기의 한계와 모순을 찾기위하여
고민하는 시도로 나타난 것이 실학이라고 할 수도 있다.

숙종시절 정치적 비극은 성호 이익의 아버지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고 성호 이익의 사실상의 스승이나 진배없는
둘째 형 이잠(李潛)은 장살(杖殺)을 당했다. 당시 성호 이익의 나이는 26세, 벼슬할 뜻을 접고 천하를 주유하면서 학문에
전념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유학을 개혁하고 불합리한 학문을 개혁할 방법을 찾고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한 것에는
성호 가문의 이러한 피맺힌 사연이 깔려 있었다.

성호 이익은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의 학풍(學風)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는 실학을 최초로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사람이다. 그의 학풍에 영향받은 성호 이익은 유학에서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자연·역사·지리·문학 등 모든 분야에
관해 기존의 학문과 통설을 뛰어넘는 비판적이고 독창적인 견해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칠현금 15-05-01 12:59
 
성호 이익이 80세가 되었을 때, 집안의 조카들이 정리해 편찬했다는 『성호사설』에는,
천지(天地 : 천문과 역사·지리)·만물(萬物 : 의식주·곤충 및 동·식물)·인사(人事 : 인간 사회 및 학문·사상)·
경사(經史 : 경학과 역사서)·시문(詩文 : 시와 문장 비평) 등에 관한 총 3,077항목의 해석과 설명이 실려 있다.
'성호(星湖)의 소소한 이야기(僿說)'라는 뜻을 담은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익은 특별히 원대하고 거창한 목적을 두고 이 책을 저술·편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동안 공부하고 사색한 '실사와 실용'의 학문을 버리기 아까워 남기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나이 40세를 전후한 시기부터 책을 읽고 사색을 통해 얻은 것이나 제자들과 질문하고 답변한 내용을
기록해 둔 것으로 이 기록들이 훗날 최고의 백과전서로 탄생한 것이다.
그가 남긴 소소한 이야기가 후세에 최고의 독창적인 학풍을 이룬 실학이라는 거대한 학문세계를 탄생시켰다.

성호학파는 두갈래로 나뉘게 되는데, 성호 이익이 취했던 관점의 계승적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호가 취했던 천주교 교리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따른  ‘공서파(攻西派)’와
성호가 취했던 과학기술과 윤리적 해석을 수용하는 개방적 정신을 견지하고 따랐던 ‘신서파(信西派)’가 그것이다.
성호  이익의 초기 제자들인 신후담(愼後聃) · 안정복(安鼎福) 등은 서양과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이
천주교 교리에 비판적 반응을 보임으로써 이른바 ‘공서파’를 형성하였고,
후기 제자들과 그 계승자들인 권철신(權哲身) · 이가환(李家煥) · 이벽(李檗) · 정약용(丁若鏞) 등은
서양과학기술에 대한 적극적 관심에서 출발하여 천주교에 대하여도 매우 우호적인 친밀성을 보여주기에 이른다.
 
신후담과 더불어 공서파를 대표한 인물이 안정복이다.
안정복은 1785년 서학 비판서로서 『천학문답(天學問答)』과 『천학고(天學考)』를 저술하였는데,
이는 그 전해부터 일어난 후배들의 신서파 조직확대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에 앞서 안정복은 1730년대에 이미 이익에 보낸 편지에서 서학의 영혼개념을 비판하면서
서학 비판의 입장을 정립하고 있었다. 안정복은 서학의 영혼불멸설을 불교와 다를 바가 없으며
유교에서는 이러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 확인한다.
따라서 그는 서학을 불교와 유사한 만큼 불교 비판의 논리로 천주교를 비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칠현금 15-05-01 13:08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과 순암(順菴) 안정복의 『잡동산이(雜同散異)』를 일러
'星瀷僿說 順鼎雜散(성익사설 순정잡산)'이라 하여  백과전서파 실학을 대표하는 서적으로 손꼽는다.

 백과전서파(百科全書派)의 선구적 저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수광의  『지봉유설』을 이어받아 『성호사설』을 남긴 이익은
조선 후기 실학파, 특히 남인(南人) 계열의 실학자들이 학문과 삶의 지표로 삼은 스승이었다.
안정복은 이익의 수제자였고, 이가환(李家煥)은 그의 종손이었으며,  실학파의 최고 학자인 정약용은
이익을 사숙(私淑 : 간접적으로 배우다)한 제자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와 같은
백과전서류(百科全書類)의 대작(大作)들이 줄지어 등장했으며, 다산 정약용(鄭若鏞)은 실학 연구와 저술 활동 자체가
백과전서파 학자들이 다루는 모든 분야를 포괄하였다. 즉 다산 정약용이  비록 백과전서류의 서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수광 이후 면면히 이어져온 백과전서파의 전통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주자학 일변도의 성리학자들이 잡학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를 중요하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선유도 15-05-01 13:25
 
클라식과 민요, 가요, 이것을 중첩하고 혼합한 예술도 백과류인데 대체적으로
학문이나 타 분야도 비슷할것이라 봅니다. 충만하게 잘 보았습니다
     
객1 15-05-01 16:43
 
족보가 좌악 나와 버립니다
겨울 15-05-01 16:12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인간의 의식변화가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그때그모습 15-05-01 19:01
 
숙종시절 정치적 비극은 성호 이익의 아버지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고 성호 이익의 사실상의 스승이나 진배없는
둘째 형 이잠(李潛)은 장살(杖殺)을 당했다. 당시 성호 이익의 나이는 26세,
안정복의 사상이 이익에 의해서 어떤 방향으로 전수됐는지를 유추할 수있는 근거가 되겠네요
사오리 15-05-01 19:29
 
권력과 부귀를 가진 자들이 용이 날뛰듯 다투고 영웅호걸들이 범이 으르
렁거리듯 싸우는 모습을 냉철한 눈으로 살펴보면, 마치 개미떼가 비린
내나는 것에 꼬이는 것과 같고 파리떼가 다투어 피를 빠는 것과 같이
추하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논의가 벌떼처럼 일어나고 이해득실을 따지
는 의견이 고슴도치 가시처럼 곤두서도 냉철한 마음으로 판단하면, 풀
무로 쇠를 녹이듯 끓는 물로 눈을 녹이듯 사라진다.
현포 15-05-01 22:48
 
다산 정약용(鄭若鏞)은 실학 연구와 저술 활동 자체가
백과전서파 학자들이 다루는 모든 분야를 포괄하였다. 즉 다산 정약용이  비록 백과전서류의 서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수광 이후 면면히 이어져온 백과전서파의 전통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주자학 일변도의 성리학자들이 잡학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를 중요하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혁명밀알 15-05-02 07:15
 
그는 퇴계가 정립한 심학적 공부론에서 출발하여 도구적 이성에 근거한 실학적 공무론의로의 전환을 과감히 시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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