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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13 13:24
다산정약용의 경학(經學) 체계
 글쓴이 : 선유도
 

다산정약용의 경학(經學) 체계


다산은 자신의 학문체계를 육경사서(六經四書)로써 수기(修己)하고 일표이서(一表二書)로써 천하(天下)국가(國家)를 위하니, 본말(本末)을 갖추었다.고 하였지만, 그의 경학저술이 걸치는 범위는 <육경사서>를 중심축으로 삼아, 소학(小學)수양론(修養論)예학(禮學)경세론(經世論)에 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육경사서>의 경학이 경세론인 <일표이서(一表二書)>와 본()()을 이루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곧 다산의 경학이 경세학과 단절될 수 없는 것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산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산경학이 그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이 되고 있다.

다산은 자신의 경학체계를 <육경(六經)사서(四書)>라 언급하여, <사서>보다 <육경>을 앞세우고 있다. 경학사를 돌아보면 먼저 공자에 의해 경전은 <육경>의 체제로 편찬되었다 하며, 다음으로 진대(秦代)에 파괴당한 뒤에 한대(漢代)에 와서 복구된 경전은 <오경(五經)>이었고, 이에 따라 <오경>중심의 경학체계를 이루었다. 그후 송대(宋代)에 와서 주자(朱子)에 의해 사서의 체제가 정립되면서 사서를 오경보다 앞세워 <사서오경>으로 일컬어지면서 사서 중심의 경학체계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다산이 육경을 앞세워 표방하는 것은 주자의 경학체계를 탈피하고 한대(漢代)의 경학을 넘어서 선진(先秦)경학의 체계로 돌아가서 출발하고자 하는 다산경학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다산은 <사서오경>의 주자학적 경학체계화로부터 벗어나, <육경사서>라는 새로운 경학의 틀을 짜고 있는 것이다.

다산의 경학적 형성과정은 4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단계는 태학생(太學生)시절인 23세 때(1784) 정조(正祖)70조문(條問)에 대한 대책(對策)중용강의를 저술할 때로서 다산경학의 봄으로 <발아기(發芽期)>라면, 둘째 단계는 28세에서 39세까지 정조(正祖)측근에서 벼슬을 할 때 경연강의(經筵講義)희정당대학강록(熙政堂大學講錄; 1789)희정당우공강의(熙政堂禹貢講義; 1792)를 저술하고 정조(正祖)800조문(條問)에 답하면서 <시경강의>(詩經講義; 1791)를 저술하던 시기로서 이 기간은 다산경학의 여름으로 <성장기>라 할 수 있다. 셋째 단계는 40세 때부터 57세 때까지(1801-1816) 강진(康津)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그의 대부분 경학저술이 이루어지던 시기로서 다산경학의 가을인 <수확기>라고 한다면, 57세 때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 마재로 돌아온 이후의 만년은 <역학서언>(易學緖言; 1821)을 마무리하고, <상서(尙書)>연구를 중심으로 <독상서보전>(讀尙書補傳),<염씨고문소증초>(閻氏古文疏證抄; 1827)을 지었으며, <상서고훈>(尙書古訓)과 <매씨서평>(梅氏書平; 1834)을 개수(改修)하였던 시기로서, 다산경학의 겨울인 보수기(補修期)라 할 수 있다.

다산의 경전주석체계는 바로 그 자신의 철학체계를 제시하는 기반이며, 성리학의 체계로부터 독립된 실학파의 독자적 철학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를 열어주었다. 곧 다산은 자신의 경전해석체계를 통하여 도학(道學)-주자학(朱子學)의 정통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실학의 새로운 세계관을 정립하였던 것이다.

다산경학의 형성과정에는 배경적 조건으로 세 가지 요인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조선사회를 지탱하던 도학-주자학이 17세기의 조선후기로 넘어오자 강력한 체제유지의 정통이념으로 강화되면서 사회변화에 적응력을 상실하고 사상적 자유를 억압하는 보수적 권위체계로 굳어져가고 있는 사실이다. 17세기 도학-주자학의 정통의식은 우암 송시열(尤菴 宋時烈; 1607-1689)이 주도한 배타적인 화이론(華夷論)배청의리론(排淸義理論)에 근거하고 있었다. 둘째는 안으로부터 발생하는 새로운 학풍으로서 조선후기의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 도학-주자학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대두하면서 주자의 경학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 인물로서 17세기에 활동하던 백호 윤휴(白湖 尹鑴; 1617-1680)와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 1629-1703)은 주자의 경전해석을 재검토하여 이견을 제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우암 송시열로부터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 배척을 받기도 하였다. 셋째는 밖으로부터 도입된 새로운 사상조류로서 16세기부터 전래해온 양명학(陽明學)의 확산과 17세기부터 전래하기 시작한 서학의 침투로 주자학에 대한 비판이론이 다원화되고 있는 사실이다. 양명학을 통해 주자학의 틀을 벗어나려고 시도한 인물은 하곡 정제두(霞谷 鄭齊斗; 1649-1736)이며, 서학의 자연과학 지식을 도입하여 주자학의 음양오행론적 자연관을 극복한 인물은 18세기의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과 담헌 홍대용(湛軒 洪大容; 1731-1783)을 들 수 있다.

다산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걸쳐 활동하면서 자신의 시대에 주어진 다양한 사상조류를 종횡으로 포괄할 수 있는 큰 안목을 지녔던 인물이다. 그는 소년시절 성호(星湖)의 저술을 읽으면서 학문의 폭넓은 시야를 길렀으며, 청년시절 그 자신 서학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천주교 신앙에도 깊이 빠져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그는 처음부터 도학-주자학의 정통주의적 권위에 매몰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청조(淸朝)로부터 도입된 서학과 고증학은 물론이요, 앞서 도입된 양명학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취사선택의 입장을 취하였고, 주자의 경학체계를 탈피하기 시작한 선학(先學)인 서계(西溪)백호(白湖)에 대해서도 그 경학(經學)사상의 연장선상에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산경학의 기본성격은 바로 이 시대의 다양한 사상조류를 폭넓게 수용하고 이를 종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독자적이고 통일된 세계관을 구현해 가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다. 곧 다산경학이 지닌 다양한 사상조류의 종합적 성격은 주자의 경학체계를 근본적으로 비판극복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도 한다. 청조 고증학이나 한대 훈고학 및 양명학에 대해서도 어느 하나를 옹호하여 조술(祖述)하는 입장이 아니며수사학(洙泗學)을 표방하였다고 하여 선진경학(先秦經學)에 귀결시키는 복고적 태도를 지닌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자신의 시대 현실에서 모순과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요구되는 개혁의식을 각성하고, 새로 전래된 서학의 과학적 사유방법과 신앙적 세계관에서 받은 영향까지도 포함하여, 유교경전에 새로운 빛을 투사하여, 다산경학의 체계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다.

고증학이 경전해석의 중요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도학-주자학의 세계관을 극복하고 다산경학이 새롭게 구축하는 세계관의 정립과정에는 특히 서학의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산은 우주론의 기본구조로서 천()()관계, ()()관계, ()()관계의 질서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제기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인간이해를 정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이 시대에 성취된 탈주자학적(脫朱子學的) 세계관의 가장 정밀한 체계를 제시하였다


※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 밀알가입은 hmwiwon@gmail.com (개인신상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 군자금계좌 : 국민은행 474901-04-153920 성사재인(김갑수)


칠현금 15-05-13 13:40
 
一表二書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신서>
선유도 15-05-13 13:51
 
다산이 살았던 불완전한 시대 다신이 가졌던 복합적인 사상을 깊게 생각하면
어느 정도 그가 품었던 이상실현이 무엇인지 알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객1 15-05-13 16:43
 
다산경학이 그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
다산선생도 봄, 여름, 가을, 겨울 학문이 존재했다는 것 아니것습니까
폼생폼사 15-05-13 19:48
 
정조(正祖)측근에서 벼슬을 할 때 경연강의(經筵講義)인 「희정당대학강록」(熙政堂大學講錄; 1789)과 「희정당우공강의」(熙政堂禹貢講義; 1792)를 저술하고 정조(正祖)의 800조문(條問)에 답하면서 <시경강의>(詩經講義; 1791)를 저술하던 시기로서 이 기간은 다산경학의 여름으로 <성장기>
그때그모습 15-05-13 20:09
 
다산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걸쳐 활동하면서 자신의 시대에 주어진 다양한 사상조류를 종횡으로 포괄할 수 있는
 큰 안목을 지녔던 인물이다.
바람아구름아 15-05-13 21:49
 
주자학의 틀을 벗어나려고 시도한 인물은 하곡 정제두(霞谷 鄭齊斗; 1649-1736)이며,
서학의 자연과학 지식을 도입하여 주자학의 음양오행론적 자연관을 극복한 인물은 18세기의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과 담헌 홍대용(湛軒 洪大容; 1731-1783)을 들 수 있다.
사오리 15-05-13 23:08
 
내 몸에 나아가 내 자신을 깨닫는 사람이라야 만물을 만물에 맡길 수
있으며, 천하를 천하에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이라야 속세에 있으면서도
속세를 초탈하리라.
꿈이였어 15-05-13 23:30
 
40세 때부터 57세 때까지(1801-1816) 강진(康津)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그의 대부분 경학저술이 이루어지던 시기
꿈이였어 15-05-13 23:39
 
그는 소년시절 성호(星湖)의 저술을 읽으면서 학문의 폭넓은 시야를 길렀으며,
청년시절 그 자신 서학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천주교 신앙에도 깊이 빠져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혁명밀알 15-05-14 01:12
 
다산의 경전주석체계는 바로 그 자신의 철학체계를 제시하는 기반이며, 성리학의 체계로부터 독립된
실학파의 독자적 철학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를 열어주었다. 곧 다산은 자신의 경전해석체계를
통하여 도학(道學)-주자학(朱子學)의 정통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실학의 새로운 세계관을 정립하였던 것이다.
멜론 15-05-14 20:03
 
57세 때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 마재로 돌아온 이후의 만년은 <역학서언>(易學緖言; 1821)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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