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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22 22:13
다시 새로운 초옥을 빌리고
 글쓴이 : 루나
 



혁명을 한다는 것은 노를 젓는 것이 아니다,

잠시 노를 내려놓고 밤하늘의 북극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초옥을 빌리고

 

문을 닫고 있으니 찾아오는 손님 없어

차를 달여 중과 마주 앉곤 하노라.

보습 메고 농사일도 배웠거니

내 고향에 돌아갈 날도 있으리라.

가난한 사람에겐 빨리 늙는 것이 좋아

한가한 날, 해 더디 감이 싫구나.

나도 이제는 점점 늙어 병들거니

일에 소홀하고 게으름 피우기가 일쑤더라.

 

애오동을 어루만져 즐기고

허심히 대나무와 마주 서 있곤 한다.

우거진 숲엔 까마귀가 새끼 치고

고요한 동산에 새들은 제 친구 부르누나.

바위 위에 올라, 시 읊으며 날 저무는 줄 모르고

집에선 창문 열고 누워 떠 가는 구름만 쳐다본다.

소란스러운 거리가 지척에 있어도

문을 닫고 아예 듣지 않으련다.

 

섬돌엔 보랏빛 이끼가 오르고

길가의 풀도 파릇파릇 푸르러 오누나.

남은 인생은 덧없는 꿈만 같은데

무너져 가는 집은 정자인양 허전하다.

주머니 비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노니

하루라도 취하지 못할까 걱정일세.

시는 또 이루어졌는데 누가 사랑해 줄건가

나 홀로 베겟머리 병풍에 적어 둘 뿐.

 

마음은 불타버린 곡식처럼 보잘것 없으니

누가 다시 나를 헤치려고 할 건가.

이제는 시 읊으며 늙어 가나니

오직 평생 술도 입에 대지 않았으면.

세상 변하는 것을 웃으며 바라보고

그 좋은 것들을 노래로 불러볼까.

사령운은 오래전에 집을 잊었다 하나

나는 집에 앉아 부처 될 것 같구나.

 

농사짓는 늙은이를 본받을지언정

돈을 내고 벼슬 사는 무리는 쳐다보지도 않으리.

나는 농 속 원숭이에게 먹을 것을 주며

하늘 나는 새의 무리와 친해졌도다.

옥은 깊은 산 속에 숨어 있길래 귀하고

난초도 캐가는 사람이 없길래 속 태우지 않네.

홀로 즐기노라, 작은 새들 내 평상 위에 뛰노는 것을

20181004_111335.jpg

이규보

1168 ~ 1241년까지 일흔네 해를 살았다.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호탕하고 생기있는 시 작품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명문장가이며몽고가 침입했을 때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전쟁터로 나설 만큼 기개가 높았다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으로당시의 닫힌 세계관에서 벗어나 참신한 작품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열었다.8천여 수의 시를 지었는데그 가운데 2천여 수가 남아 있다.시 평론 백운소설을 썼으며가전체 작품 국선생전’, 기행 산문 남행월일기등도 남겼다작품은 <동국이상국집>에 잘 갈무리되어 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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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5-25 09:03
 
문을 닫고 있으니 찾아오는 손님 없어

차를 달여 중과 마주 앉곤 하노라.
겨울 20-05-25 09:03
 
애오동을 어루만져 즐기고

허심히 대나무와 마주 서 있곤 한다.
겨울 20-05-25 09:05
 
나는 농 속 원숭이에게 먹을 것을 주며

하늘 나는 새의 무리와 친해졌도다.
산백초 20-05-25 14:47
 
보습 메고 농사일도 배웠거니

내 고향에 돌아갈 날도 있으리라.
산백초 20-05-25 14:47
 
마음은 불타버린 곡식처럼 보잘것 없으니

누가 다시 나를 헤치려고 할 건가.
산백초 20-05-25 14:48
 
이규보
1168 ~ 1241년까지 일흔네 해를 살았다.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
늘배움 20-05-25 17:07
 
고요한 동산에 새들은 제 친구 부르누나.
늘배움 20-05-25 17:08
 
사령운은 오래전에 집을 잊었다 하나

나는 집에 앉아 부처 될 것 같구나.
늘배움 20-05-25 17:09
 
하늘 나는 새의 무리와 친해졌도다.
빨간벽돌 20-07-08 15:49
 
우거진 숲엔 까마귀가 새끼 치고

고요한 동산에 새들은 제 친구 부르누나.
빨간벽돌 20-07-08 15:50
 
마음은 불타버린 곡식처럼 보잘것 없으니

누가 다시 나를 헤치려고 할 건가.

이제는 시 읊으며 늙어 가나니

오직 평생 술도 입에 대지 않았으면.

세상 변하는 것을 웃으며 바라보고

그 좋은 것들을 노래로 불러볼까.
빨간벽돌 20-07-08 15:50
 
옥은 깊은 산 속에 숨어 있길래 귀하고

난초도 캐가는 사람이 없길래 속 태우지 않네.

홀로 즐기노라, 작은 새들 내 평상 위에 뛰노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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