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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4-18 08:34
손득지에게 다시 보내노라
 글쓴이 : 루나
 




혁명을 한다는 것은 노를 젓는 것이 아니다.

잠시 노를 내려놓고 밤하늘의 북극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손득지에게 다시 보내노라

  

예로부터 글 짓는 자

구름같이 많기도 하여 뽐내며

풀과 나무 제각기 노래하나,

글귀나 다듬고 말마디나 골라내어

스스로는 신기타 하련만

읽는 사람의 입맛에는 안 맞는다네.

 

손군이 지은 시는 풍미 있어

곰의 발처럼 맛이 있으니,

아마 옥황상제도 은근히 그대를

궁안에 불러 은대에 앉혀 두고

시를 짓게 하고 싶으리,

그대의 자질은 까마득히 높은

천 길 소나무와도 같거니,

나같은 자는 거기에 비하면

감아 오르는 칡이라고나 할까.

 

문득 일찍 싹이 트는 차에 대해

노래를 지었는데 어찌 뜻하였으랴,

그 노래 그대 손에까지 들어갈 줄을

그대의 시를 보니 문득 생각나네.

화계 기슭에서 함께 노닐던 일

옛 생각 가슴속에 스며들어

눈시울이 자꾸만 뜨거워지누나.

그대 노래한 찻잎을

자세히 따지고 살펴보니,

그 옛날 남쪽 나라에서

함께 맛보던 바로 그것이네.

 

화계 기슭에서 찻잎 따던

그날 그 광경을 이야기해보세

관리들 집집마다 싸다니며

늙은이 젊은이 되는대로 몰아내어

첩첩한 높은 산봉우리 아찔 아찔

잎을 따서 멀고 먼 서울 길을

어깨로 져 날랐네.

 

이것은 만백성의

살과 기름이라.

그 얼마나 사람을 괴롭혀

찻잎이 여기까지 왔으랴.

 

그대의 시 편마다 구절마다

사람을 깨우치는 숨은 뜻이 있고,

시가 가져야 할 빛깔이

빠짐없이 갖추어 있네.

 

내 한가로운 몸

거리낌 없이 살아가며

한 평생 술독과 함께 늙고자 했네.

술 먹고 취해 자면 이 맛이 제일이라.

무엇 하러 차를 끓여 맹물을 축내랴

일천 가지에서 따 모은 잎이

한 모금에 넘어가는 찻잔에 떠 있다니

생각할수록 억울해라,

양반들의 소일거리에

백성들 몰려 고생하는 것이.

 

그대 다음날 벼슬하여

간할 자리에 서거든

잊지 말게 내 시 속에

간절한 부탁이 숨어 있음을.

산에 들에 차나무 모조리 불태워

남방의 백성들 차르 따서

어깨로 져 날라 세금을 바치는

이런 제도는 없애도록 하게.

   

20181004_111335.jpg

  이규보

1168 ~ 1241년까지 일흔네 해를 살았다.고려 오백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호탕하고 생기있는 시 작품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명문장가이며, 몽고가 침입했을 때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전쟁터로 나설 만큼 기개가 높았다.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으로, 당시의 닫힌 세계관에서 벗어나 참신한 작품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열었다.8천여 수의 시를 지었는데, 그 가운데 2천여 수가 남아 있다.시 평론 백운소설을 썼으며, 가전체 작품 국선생전’, 기행 산문 남행월일기등도 남겼다. 작품은 <동국이상국집>에 잘 갈무리되어 있다.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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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19-04-18 08:37
 
문득 일찍 싹이 트는 차에 대해
노래를 지었는데 어찌 뜻하였으랴,
겨울 19-04-19 07:43
 
손군이 지은 시는 풍미 있어

곰의 발처럼 맛이 있으니
겨울 19-04-19 07:44
 
남방의 백성들 차르 따서

어깨로 져 날라 세금을 바치는

이런 제도는 없애도록 하게.
겨울 19-04-19 07:44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시풍으로, 당시의 닫힌 세계관에서 벗어나 참신한 작품으로 새로운 문학의 길을 열었다
산백초 19-04-19 15:44
 
문득 일찍 싹이 트는 차에 대해
노래를 지었는데 어찌 뜻하였으랴,
그 노래 그대 손에까지 들어갈 줄을
산백초 19-04-19 15:45
 
그 얼마나 사람을 괴롭혀
찻잎이 여기까지 왔으랴.
산백초 19-04-19 15:45
 
잊지 말게 내 시 속에
간절한 부탁이 숨어 있음을.
별빛은하수 19-04-19 18:03
 
예로부터 글 짓는 자 구름같이 많기도 하여 뽐내며
풀과 나무 제각기 노래하나, 글귀나 다듬고 말마디나 골라내어
스스로는 신기타 하련만 읽는 사람의 입맛에는 안 맞는다네.
별빛은하수 19-04-19 18:04
 
그대의 자질은 까마득히 높은 천 길 소나무와도 같거니,
나같은 자는 거기에 비하면 감아 오르는 칡이라고나 할까.
별빛은하수 19-04-19 18:05
 
화계 기슭에서 찻잎 따던그날 그 광경을 이야기해보세관리들 집집마다 싸다니며
늙은이 젊은이 되는대로 몰아내어 첩첩한 높은 산봉우리 아찔 아찔 잎을 따서 멀고 먼 서울 길을 어깨로 져 날랐네.
별빛은하수 19-04-19 18:06
 
술 먹고 취해 자면 이 맛이 제일이라.무엇 하러 차를 끓여 맹물을 축내랴일천 가지에서 따 모은 잎이 한 모금에 넘어가는 찻잔에 떠 있다니생각할수록 억울해라, 양반들의 소일거리에 백성들 몰려 고생하는 것이.
별빛은하수 19-04-19 18:07
 
그대 다음날 벼슬하여 간할 자리에 서거든 잊지 말게 내 시 속에 간절한 부탁이 숨어 있음을.
산에 들에 차나무 모조리 불태워 남방의 백성들 차르 따서 어깨로 져 날라 세금을 바치는 이런 제도는 없애도록 하게.
별빛은하수 19-04-19 18:09
 
만백성의 살과 기름이라.그 얼마나 사람을 괴롭혀 찻잎이 여기까지 왔으랴.
늘배움 19-04-19 20:13
 
글귀나 다듬고 말마디나 골라내어
스스로는 신기타 하련만
읽는 사람의 입맛에는 안 맞는다네.
늘배움 19-04-19 20:13
 
화계 기슭에서 찻잎 따던
그날 그 광경을 이야기해보세
늘배움 19-04-19 20:14
 
생각할수록 억울해라,
양반들의 소일거리에
백성들 몰려 고생하는 것이.
사오리 19-04-25 02:01
 
손정의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패배에 좌절하
지 않고 다만 묵묵히 단련하고  계속 도
전해 나가는 것, 골Goal 은 아직 저 멀
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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