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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6-09 10:58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글쓴이 : 하얀민들레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부장판사와 개업변호사의 비교

차원이 다른 삶의 강도를 느낀다. 물리적으로 일에 투자하는 시간은 약2배 정도 되는듯 하다.  더해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10배를 훨씬 넘긴다.

적당히 아침 10시 이전에 출근해서 재판준비하고 배석판사들이 써준 판결문을 검토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다 보면 어느듯 시간은 오후 5시정도 된다. 그러면 서서히 마무리를 한다. 
점심 시간은 1시간이 걸려도 별로 서두르지 않는다.  법원에서 마지막 2년동안 많은 부장 판사들이 희망하는 자리는 바로 민사항소후 재판장이다. 

이미 1심 판결문이 있고  배석판사들도 대체로 연차가 있는 사람들 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장판사의 여가시간이 넉넉해 진다.

일에 집중하며 매달린 시간은 하루 6시간 안팎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개업변호사의 삶은 차원을 달리한다. 수임을 위해 또 변혼 준비를 위해서 대개는 상담으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법정에 가서 상당한 기다림과 함께 재판을 진행하고, 그 틈에 시간이 나면 문서작성에 매달린다.
 
그러다 보니 문서작성 하는데 시간이 적어서 집에 기록을 가져오는 일이 다반사이고  주말에도 문서작성으로 시간을 보낸다.

가족들이 반가워할리가 없다.  평일 야간과 주말에 투자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하루 12시간도 모자란다. 물리적으로 개업변호사의 업무투여 시간이 부장판사의 두배는 당연히 되는 듯하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견딜만하다. 이와 더불어 다가오는 심리적 압박감은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사건의 결과가 나빠질까 걱정이다. 수임 건 수가 줄어들어서 직원들 급여도 맞추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다.  변론 준비를 하면서도 의뢰인의 답답한 속내까지도 다독여야 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할까 전전긍긍 하였다.

혹여라도 변론기회를 놓치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니 매일매일 놓치는 것이 없는지 체크를 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의뢰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법원의 요구를 못따라갈까 직원들의 인화를 깨지지 않을까 찾아오는 주변의 손님이 못마땅한 소문이라도 낼까? 주변이 온통 어렵고 조심해야할 사람들 뿐이다.  

갑에서 을을 건너서 병 정까지 떨어진 느낌이다."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 부딪혀서 실제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진짜 세상을 이제 제대로 맛보고 있다. 언제나 초보는 힘들다."

책속으로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국가가 내가 먹고, 입고, 쓰고, 사는 모든 것을 책임져 주니 나는 드디어 국가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
‘법조인이 대통령이나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과 같이 권력자가 되면 오히려 법치주의를 더 무시하고 유린한다.’
-
‘법이 무서운 것은 그 법이 지금은 내게 유리해도 나중에는 같은 법이 내게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게 유리할 때는 한없이 그 법을 사용하다가, 내게 불리하면 그 법을 공격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상대를 공격하려는 상황에서 피의사실이 유출되자 아예 그러한 죄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다가, 자신이 공격을 받으니 갑자기 피의사실공표죄를 말하며 수사기관과 언론을 옥죄려고 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것이 권력의 힘을 업고 일어나면 수긍할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법원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조차 그것을 그때그때 편한 대로 적용한다. 힘 빠진 권력이나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할 때는 ‘피의사실공표죄’를 언급조차 못하게 하더니 권력자가 수사의 대상이 되니 법원, 검찰조차도 그것을 엄격히 적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 국민은 그러한 사법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
-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가 결정하면 되지 법 따위는 필요 없다”라고 답답한 소리를 한다. 그리고 광장으로 달려 나가 자신들의 세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것에서 모든 정당성을 찾으려고 한다. “법만 있으면 되지 그곳에 무엇을 담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치 그것이 지상 최고의 가치인 가치 상대주의를 구현해주는 것처럼 포장한다.’
-
‘사람을 강조하면서 법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악마가 달콤한 유혹으로 상대를 현혹시켜 파멸에 이르게 하듯이 독재이든 전체주의 체제이든 그렇게 달콤하고 따뜻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지도자는 “그놈의 헌법 때문에…”라는 식의 표현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 p.293


- 저자소개 -

김태규

저자 : 김태규
196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울산 학성고등학교,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학사)와 같은 대학의 대학원 법학과(석사),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해사법학과(박사)와 미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LL.M.)을 졸업하였다.

사법연수원(28기)을 마치고 그동안 부산지방법원과 창원지방법원 판사, 부산지방법원과 울산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 부산고등법원 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까지 골고루 거치면서 3천여 명의 현직 판사들 가운데 가장 열정적으로 점점 정의와 멀어져가는 법조계 안팎의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소신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거침없이 쏟아내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인지 언론으로부터는 ‘MR. 쓴소리 판사’로 불리면서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2018년에는 울산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하는 가장 우수한 법관에도 뽑혔다. 그는 “법관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 있는 한 마디의 메시지를 던진 채 2월 22일자로 부산지방법원 민사제2항소부 부장판사를 사임하고 다시 재야법조인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선박소유자 책임제한제도의 섭외사법적 연구(석사학위 논문)」, 「해양환경범죄의 형사법적 연구(박사학위 논문)」, 「국민참여재판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형사정책연구 제19권 제4호(통권 제76호, 2008년 겨울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현직 판사가 말하는 ‘법관의 양심’· 월간조선 2020년 2월호」 등 여러 논문과 기고문들을 발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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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민들레 21-06-09 10:58
 
하지만 개업변호사의 삶은 차원을 달리한다. 수임을 위해 또 변혼 준비를 위해서 대개는 상담으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법정에 가서 상당한 기다림과 함께 재판을 진행하고, 그 틈에 시간이 나면 문서작성에 매달린다.
그러다 보니 문서작성 하는데 시간이 적어서 집에 기록을 가져오는 일이 다반사이고  주말에도 문서작성으로 시간을 보낸다.
하얀민들레 21-06-09 10:59
 
사건의 결과가 나빠질까 걱정이다. 수임 건 수가 줄어들어서 직원들 급여도 맞추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다.  변론 준비를 하면서도 의뢰인의 답답한 속내까지도 다독여야 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할까 전전긍긍 하였다.
혹여라도 변론기회를 놓치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니 매일매일 놓치는 것이 없는지 체크를 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하얀민들레 21-06-09 10:59
 
갑에서 을을 건너서 병 정까지 떨어진 느낌이다."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 부딪혀서 실제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진짜 세상을 이제 제대로 맛보고 있다. 언제나 초보는 힘들다."
하얀민들레 21-06-09 11:01
 
‘법이 무서운 것은 그 법이 지금은 내게 유리해도 나중에는 같은 법이 내게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게 유리할 때는 한없이 그 법을 사용하다가, 내게 불리하면 그 법을 공격한다.
하얀민들레 21-06-09 11:02
 
사람을 강조하면서 법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악마가 달콤한 유혹으로 상대를 현혹시켜 파멸에 이르게 하듯이 독재이든 전체주의 체제이든 그렇게 달콤하고 따뜻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지도자는 “그놈의 헌법 때문에…”라는 식의 표현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산백초 21-06-09 13:52
 
차원이 다른 삶의 강도를 느낀다. 물리적으로 일에 투자하는 시간은 약2배 정도 되는듯 하다.
산백초 21-06-09 13:53
 
수임을 위해 또 변혼 준비를 위해서 대개는 상담으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산백초 21-06-09 13:53
 
그래도 여기까지는 견딜만하다. 이와 더불어 다가오는 심리적 압박감은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산백초 21-06-09 13:54
 
갑에서 을을 건너서 병 정까지 떨어진 느낌이다."예상했던 일이지만 역시 부딪혀서 실제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진짜 세상을 이제 제대로 맛보고 있다. 언제나 초보는 힘들다."
산백초 21-06-09 13:56
 
힘 빠진 권력이나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할 때는 ‘피의사실공표죄’를 언급조차 못하게 하더니 권력자가 수사의 대상이 되니 법원, 검찰조차도 그것을 엄격히 적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늘배움 21-06-10 08:27
 
법원에서 마지막 2년동안 많은 부장 판사들이 희망하는 자리는 바로 민사항소후 재판장이다.
늘배움 21-06-10 08:27
 
법정에 가서 상당한 기다림과 함께 재판을 진행하고, 그 틈에 시간이 나면 문서작성에 매달린다.
늘배움 21-06-10 08:28
 
사건의 결과가 나빠질까 걱정이다.
늘배움 21-06-10 08:29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국가가 내가 먹고, 입고, 쓰고, 사는 모든 것을 책임져 주니 나는 드디어 국가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늘배움 21-06-10 08:30
 
그래서 국가지도자는 “그놈의 헌법 때문에…”라는 식의 표현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겨울 21-06-10 13:22
 
평일 야간과 주말에 투자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하루 12시간도 모자란다.
겨울 21-06-10 13:22
 
혹여라도 변론기회를 놓치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니 매일매일 놓치는 것이 없는지 체크를 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겨울 21-06-10 13:23
 
‘법조인이 대통령이나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과 같이 권력자가 되면 오히려 법치주의를 더 무시하고 유린한다.’
겨울 21-06-10 13:24
 
사람을 강조하면서 법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겨울 21-06-10 13:25
 
그는 “법관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 있는 한 마디의 메시지를 던진 채 2월 22일자로 부산지방법원 민사제2항소부 부장판사를 사임하고 다시 재야법조인으로 돌아간다.
FirstStep 21-06-22 23:59
 
서민들이라고 하는 인간들은 그렇게 선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인 법조인 등을 욕하면서, 정작 자신은 되돌아 보시 않은
인간들이 득시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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