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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5-12 16:36
혜암 평전
 글쓴이 : 하얀민들레
 
우리나라 현대 선불교의 시작을 1940년대 말 봉암사 결사로 본다.

성철·향곡·청담·월산·법전·성수·혜암 스님 등 30여명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선풍(禪風)을 일으켰다. 참가자 중 종정 4명, 총무원장 7명이 나오는 등 이들이 중심이 돼 20세기 후반 한국 불교의 정신세계를 이끌었다.

눕지 않고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座不臥),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종식(一種食), 1주일 이상 잠자지 않고 수행하는 용맹정진(勇猛精進) 등 치열한 수행법이 이들을 통해 세상에도 알려졌다.

봉암사 결사 참가자중 한분이셨던
혜암(慧菴·1920~2001) 스님의 탄생 101주년과 입적 20주년을 맞아 ‘혜암 평전’(조계종출판사)이 나왔다. 
평생 장좌불와와 일종식을 하면서 제자들에게 “공부하다 죽어라!”고 일갈한 전설의 주인공이다.

훗날 스님은 조계종 종정과 해인총림 방장을 지내셨다.


부처란 무엇인가

“내가 여기 원당암에서 이십 년 동안 한 말이 이것입니다. 쉼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쉬세요, 한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이 바로 부처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져주세요, 그 사람이 바로 부처입니다.”
혜암은 수행자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해서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하면 바로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일이요 도인의 삶이라고 했다. 

이러한 당부가 그저 수행자에게만 해당하는 말일까?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면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 모두가 따라야 할 삶의 수칙이 아닐까. 매일 아침 눈 뜨면 어제의 나는 죽은 것,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오늘 밤 눈 감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야 한다. ‘목숨을 내놓고 정진하라’ ‘공부하다 죽어라’ 등 혜암의 서슬 퍼런 일갈은 문득 돌이켜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인 것이다.
《혜암 평전》에서는 혜암 스님이 전하는 불법, 즉 진리의 가르침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생생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봄 길 같던 혜암

“혜암 큰스님께서 방장이 되시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스님을 처음 뵈었다. 퇴설당에서 삼배를 받으시던 스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칠십대 중반이셨지만 마치 순수한 소년 한 사람을 보는 듯했다. 작고 마른 몸에 안경 너머의 눈빛이 맑고 따스했다. (…) 평전을 준비하는 몇 해 동안 스님의 육성 법문을 수없이 들었다. 그 어떤 자료보다 큰스님이 어떤 분이었다는 것을 아는 데 생생한 도움이 되었다. 

스님의 삶을 글로 쓰면서 비로소 깨달은 후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알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미혹 속에 빠져있는 중생들을 깨우치려 했던 스님의 노력을 마주하면서 정진하는 삶만이 생명의 존엄을 드러내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발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_지은이 박원자 〈글을 마치며〉 중에서

《혜암 평전》의 또 다른 재미는 혜암 스님의 일상을 기억하는 이들의 말을 통해 대쪽 같이 한결 같은 수행자이면서도 한없이 따뜻하게 만물을 대하는 혜암 스님의 맑은 일상을 눈앞에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위를 깨끗이 하고, 시간이 나면 호미를 들고 밭을 일구고, 일체중생을 꽃이라 하며 항상 미소 짓고 계셨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혜암 평전》을 통해 사진으로 남아 있는 스님의 생전 모습과 당시의 사찰 근황을 볼 수 있으며, 변화가 있는 곳은 현...(하략)

-책속으로-

혜암이 한결같이 세상 사람들에게 말한 것은 마음을 찾는 공부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었다. 강이 물을 떠나 있을 수 없듯, 파도가 바다를 떠나 있을 수 없듯, 모든 존재는 마음을 떠나 존재할 수 없음을 가르쳤다. 그 마음이라는 것이 부처이며 중생이라는 것을 깨우쳐야 자유로워짐을 가르쳤다. 왜 마음을 깨쳐야 자유인이 되는 건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있는 힘을 다해서 설했다. 그것이 그의 일생이었다.
---p.49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은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늘 묵직하게 얹혀 있었다.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고뇌가 더 깊어졌다. 책 속으로 몰입했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이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찾았다.
---p.63

“두 분께서 저를 늙지 않게 해주실 수 있다면 출가하지 않겠습니다.”
부모는 할 말을 잃은 채 남영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부모님께서 저를 병들지 않게 해주실 수 있다면 출가하지 않겠습니다. 또 저를 죽지 않게 해주실 수 있다면 출가하지 않겠습니다.”
---p.92

백년 동안 게으르고 졸렬하게 정진하는 것은 하루 동안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고, 성불에 이르는 길은 모두 정진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했다. 혜암은 그렇게 정진하고 싶었다.
---p.110

처음 만난 성철에게 봉암사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성철은 허락하지 않았으나 상관하지 않고, 책을 실은 트럭 뒤 칸에 올라타 봉암사로 간 혜암이었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의 결정은 자신이 하는 것이라는 신념이 일찍부터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p.139

결사 참여자들은 현재까지 한국 근현대 불교를 대표하는 고승으로 추앙받고 있다. 불법에 맞지 않는 각종 제도를 과감히 개혁했으며 지금까지 계승되는 전통이 만들어졌다. 정법을 지향하는 종단의 근간을 다진 셈이다.
---p.165

비록 전쟁으로 인해 공부의 길에 혼란이 생겼지만 더 바짝 정진의 고삐를 당겼다. 화리생련火裏生蓮, 불꽃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p.199

동안거가 시작되자 총림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인해 가야총림이 문을 닫은 지 이십여 년만이었다. 방장인 성철은 동안거 중에 백일법문을 통해 사자후를 토해냈고, 유나 혜암은 마치 호랑이와 같은 모습으로 선방대중을 경책했다.
---p.319

혜암은 대중들에게 말하곤 했다.
“많이 먹어 죽지 적게 먹어서는 죽지 않는다. 공부하다 죽는 것은 수지맞는 일이나 밥 많이 먹다 죽어서야 수행자라 할 수 있는가?”
---p.385

혜암은 상무주암에 살면서 청매선사가 살던 토굴터를 바라보며 언젠가 복원하리라 마음먹었다. 옛 선사가 정진하던 곳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터가 공부하기에 좋아 후학들이 정진할 수 있도록 복원했으면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p.405

고졸했던 원당암의 분위기가 큰 불사로 인해 훼손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한국불교가 살 길은 수행으로 돌아가는 것에 있다는 현실의 여론과, 오늘날 인류 평화의 미래에 대한 대안이 불교의 수행에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해인총림 안의 원당암 달마선원이 지니는 절대적 힘은 그 무엇으로도 계산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라 할 것이다. 지금 한국불교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템플스테이의 효시가 되었으며 각 사찰의 단기 출가수행의 근원이 된 점도 달마선원이 지니는 무가보無價寶이다.
---p.476

“공부하다 죽어라.”
제자들은 혜암이 세상에 남긴 이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을 원당암 미소굴 옆 대형 석조 죽비에 새겨놓았다. ---p.629



혁명은 증산상제님의 갑옷을 입고 행하는 성사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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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민들레 21-05-12 16:37
 
평생 장좌불와와 일종식을 하면서 제자들에게 “공부하다 죽어라!”고 일갈한 전설의 주인공이다
하얀민들레 21-05-12 16:38
 
쉼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쉬세요, 한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이 바로 부처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져주세요, 그 사람이 바로 부처입니다.”
하얀민들레 21-05-12 16:39
 
강이 물을 떠나 있을 수 없듯, 파도가 바다를 떠나 있을 수 없듯, 모든 존재는 마음을 떠나 존재할 수 없음을 가르쳤다. 그 마음이라는 것이 부처이며 중생이라는 것을 깨우쳐야 자유로워짐을 가르쳤다. 왜 마음을 깨쳐야 자유인이 되는 건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있는 힘을 다해서 설했다. 그것이 그의 일생이었다.
하얀민들레 21-05-12 16:40
 
혜암은 대중들에게 말하곤 했다.
“많이 먹어 죽지 적게 먹어서는 죽지 않는다. 공부하다 죽는 것은 수지맞는 일이나 밥 많이 먹다 죽어서야 수행자라 할 수 있는가?”
하얀민들레 21-05-12 16:40
 
“공부하다 죽어라.”
제자들은 혜암이 세상에 남긴 이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을 원당암 미소굴 옆 대형 석조 죽비에 새겨놓았다.
산백초 21-05-20 09:53
 
우리나라 현대 선불교의 시작을  1940년대 말 봉암사 결사로 본다.
산백초 21-05-20 10:08
 
봉암사 결사 참가자중 한분이셨던 
혜암(慧菴·1920~2001) 스님의 탄생 101주년과 입적 20주년을 맞아 ‘혜암 평전’(조계종출판사)이 나왔다.
산백초 21-05-20 10:09
 
훗날 스님은 조계종 종정과 해인총림 방장을 지내셨다.
산백초 21-05-20 10:09
 
혜암 평전》에서는 혜암 스님이 전하는 불법, 즉 진리의 가르침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생생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산백초 21-05-20 10:10
 
혜암이 한결같이 세상 사람들에게 말한 것은 마음을 찾는 공부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었다.
겨울 21-05-20 16:46
 
성철·향곡·청담·월산·법전·성수·혜암 스님 등 30여명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선풍(禪風)을 일으켰다.
겨울 21-05-20 16:47
 
혜암은 수행자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해서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하면
바로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일이요 도인의 삶이라고 했다.
겨울 21-05-20 16:47
 
스님의 삶을 글로 쓰면서 비로소 깨달은 후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알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겨울 21-05-20 16:48
 
위인전을 읽으면서 이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찾았다.
겨울 21-05-20 16:49
 
“공부하다 죽어라.”
제자들은 혜암이 세상에 남긴 이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을 원당암 미소굴 옆 대형 석조 죽비에 새겨놓았다.
늘배움 21-05-21 15:52
 
눕지 않고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座不臥),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종식(一種食), 1주일 이상 잠자지 않고 수행하는 용맹정진
(勇猛精進) 등 치열한 수행법이 이들을 통해 세상에도 알려졌다.
늘배움 21-05-21 15:52
 
쉼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쉬세요, 한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이 바로 부처입니다.
늘배움 21-05-21 15:53
 
‘목숨을 내놓고 정진하라’ ‘공부하다 죽어라’ 등 혜암의 서슬 퍼런 일갈은 문득 돌이켜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인 것이다.
늘배움 21-05-21 15:54
 
처음 만난 성철에게 봉암사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성철은 허락하지 않았으나 상관하지 않고, 책을 실은 트럭 뒤 칸에 올라타 봉암사로
 간 혜암이었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의 결정은 자신이 하는 것이라는 신념이 일찍부터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늘배움 21-05-21 16:08
 
방장인 성철은 동안거 중에 백일법문을 통해 사자후를 토해냈고, 유나 혜암은 마치 호랑이와 같은 모습으로 선방대중을 경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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