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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24 11:51
new york - alicia keys
 글쓴이 : 슐러거매니아
 


첫 꿈 

빌리 콜린스


오늘 밤, 바람은 유령처럼 집 주위를 배회하는데

잠의 문에 기대어 나는 생각한다

인류 최초로 꿈을 꾸었을 남자를

첫 꿈에서 깨어난 아침, 그가 얼마나 고요했을까를

아직 자음이 발명되기 훨씬 전이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짐승 가죽을 몸에 두르고

모닥불 둘레에 모여

모음으로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마도 그는 홀로 자리를 떠나

바위에 앉아서 호수에 피어오르는 안개를 응시했으리라

그리고 홀로 생각에 잠겼으리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떻게 가지 않고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을까

다른 이들은 돌로 쳐서 죽인 후에만

만질 수 있는 짐승의 목에

어떻게 팔을 두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짐승의 숨결을 목덜미에 느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거기 한 여인에게도

첫 꿈은 찾아왔으리라

그녀 역시 비슷한 행동을 했을 것이다

홀로 자리를 떠나 물 근처로 갔을 것이다

다른 것이 있었다면 그녀의 가녀린 어깨 곡선과

약간 고개 기울인 모습이

그녀를 무척 외롭게 보이게 했으리라는 것

그래서 만일 당신이 그곳에 있어서 그녀를 보았다면

당신도 물가로 내려가

다른 이의 슬픔과 사랑에 빠진

첫 번째 남자가 되었으리라.


인류 최초로 꿈을 꾼 남자가 있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동물에 가까웠던 그때, 아직 아무도 꿈을 꾼 적 없었고 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 한 남자가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걷지 않고도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을까? 현실에서는 사냥을 해야만 잡을 수 있는 짐승과 어떻게 그토록 친해질 수 있었을까? 이것을 어떻게 동료들에게 모음만으로 설명할 것인가?

의문에 찬 그는 무리를 떠나 혼자서 물가 바위에 앉았다.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은 외롭고, 높고, 슬프다. 경험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는 것은 모음과 자음을 합쳐도 불가능한 일이다. 갑자기 그는 성숙해졌고 고요해졌다.

그리고 그때 그와 마찬가지로 첫 꿈을 꾼 여성이 물가로 걸어왔다. 그녀 역시 자신의 신비한 경험에 대해 의문에 찬 얼굴이었다. 고독해 보이는 그녀의 어깨선을 보고 그는 이유를 물었을 것이고, 그녀는 전날 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자신이 꾼 꿈을 말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했고 사랑에 빠졌다.


빌리 콜린스(1941- )는 시를 암송하는 재능을 가진 어머니로부터 유년 시절 언어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시인이 되었다. <죽은 자를 위한 점성술(Horoscopes for the Dead)>, <아홉 마리의 말(Nine Horses)>, <익사의 기술(The Art of Drowning)> 등의 시집을 발표했으며, 로버트 프로스트 이래 대중의 인기와 비평가들의 찬사를 가장 많이 받은 시인이다. 미국 계관 시인, 뉴욕 주 계관 시인으로 선정되었다. 미 의회의사당에서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 <이름들(The Names)>을 낭송했으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는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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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배움 20-01-28 10:19
 
인류 최초로 꿈을 꾸었을 남자를
늘배움 20-01-28 10:19
 
인류 최초로 꿈을 꾼 남자가 있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동물에 가까웠던 그때,
아직 아무도 꿈을 꾼 적 없었고 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 한 남자가 꿈을 꾸었다.
늘배움 20-01-28 10:20
 
빌리 콜린스(1941- )는 시를 암송하는 재능을 가진 어머니로부터 유년 시절 언어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시인이 되었다.
겨울 20-01-28 13:16
 
첫 꿈에서 깨어난 아침, 그가 얼마나 고요했을까를
겨울 20-01-28 13:16
 
홀로 자리를 떠나 물 근처로 갔을 것이다
겨울 20-01-28 13:17
 
그리고 그때 그와 마찬가지로 첫 꿈을 꾼 여성이 물가로 걸어왔다. 그녀 역시 자신의 신비한 경험에 대해 의문에 찬 얼굴이었다.
산백초 20-01-28 15:14
 
아직 자음이 발명되기 훨씬 전이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짐승 가죽을 몸에 두르고
산백초 20-01-28 15:14
 
아마도 그는 홀로 자리를 떠나

바위에 앉아서 호수에 피어오르는 안개를 응시했으리라
산백초 20-01-28 15:15
 
미국 계관 시인, 뉴욕 주 계관 시인으로 선정되었다. 미 의회의사당에서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
<이름들(The Names)>을 낭송했으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는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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